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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는데 노래소리가 들립니다.
흔한 대중가요가 아니라 민중가요임이 분명했습니다.
설마... 하는 사이에 노래소리가 작아지고 사무실에 출근해서 이러저러 기사들을 살펴보는 동안 다시 노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어디서 집회를 하나부다 싶어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끊길듯, 이어질듯, 작은 노래소리를 따라 헤메다 찾아간 곳은
안양 변전소 위쪽이었습니다.
사람도 잘 다니지 않는 한적한 곳에 몇몇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현수막이 걸려있고 근처 차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계셨습니다.


현수막을 보니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었고, 임금체불로 집회를 하시는 듯했습니다.
그럼 그분들이 돈을 받지 못한 공사는 뭐지 하고 공사장 위를 보는 순간, 실소를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분명... 그곳에 안양 만안경찰서가 들어선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랬습니다.
경찰서를 새로 짓는데 그만 임금체불이 발생한 것입니다.

여하튼 쑥쓰러움을 무릅쓰고 현수막 앞에 앉아계신 분들께 인사를 하러 갔습니다.

"안녕하세요~ 이 근처에 사는 사람인데요, 노래소리가 들려와서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왔어요."
"아 죄송합니다. 시끄럽게 해드려서..."

제가 시끄럽다고 항의하러 온줄 아셨나봅니다.

"아뇨... 저도 비정규직센터에서 일하는데요, 궁금해서요..."
"아네... 저희가 지금 임금을 3개월째 받지 못하고 있어서요..."
"여기 경찰서 공사에서요?"
"네..."

그 순간 저도, 그분도 웃고 말았습니다.

공사가 시작된 것은 6월부터라고 합니다.
그런데 시공사가 부도 나면서 3개월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공사부지 앞에서 집회를 해보는 거랍니다.
대부분 자기 장비를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인데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장비를 움직일 기름도 넣지 못하고
아주 힘든 상황에 있다고 합니다.

공사장 담 너머로는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땅이 맨살을 드러내놓고 있고
그 앞 길가에서는 노동자들이 파헤쳐진 가슴의 상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책임을 누가 지느냐를 떠나
민생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야 하는 공공기관에서 민중들의 아픔을 3개월이나 방치했다는 것이 참 속상합니다.

하기야...
관공서에서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정규직화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가차없이 2년 되기 전에 해고하는 것도 현실이니까요...

나이 지긋하신 분들부터 젊은 분들까지..
한 가정을 책임지는 누구의 남편일 것이며 누구의 아버지일 그 분들의 근심어린 표정이 눈 앞에 선합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그분들의 투쟁이 좋은 해결을 보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안양비정규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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