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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원탐방은 개인이 아닌 ‘청소년 노동인권 강사단’으로 정했습니다.


우리 안양군포의왕을 비롯해 몇 군데의 노동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작게 시작한 청소년 노동인권 사업이 이제는 규모면에서나 질적인 부분에 있어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급증하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의 수에 제대로 포함되지 않는 이들이 바로 노동하는 청소년들이므로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스스로의 철학적 삶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우리들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센터는 올 상반기 약 4개월에 걸쳐 새로운 강사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이로써 양의 확장에 의한 질적인 도약이 가능해져 보다 안정적인 청소년 노동인권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1학기 동안 학교 수업 등 청소년들과 함께 노동인권을 이야기한 경험을 지닌 강사들이 각자의 소감을 피력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편의상 5가지 부분으로 나눠 질문을 드렸는데 구체적인 답을 주신 분들의 글을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

  

 

1. 이번 수업에 임했던 마음가짐
2. 특히 기억에 남는 수업
3. 학생의 인상적인 질문
4. 강사 자신의 부족함을 느낀 것이 있다면?
5. 수업 마친 소감



    답변하신 선생님들은 익명으로 했습니다.

    강사단 여러 선생님들 답변을 주제별로 모아서 정리했습니다.

    올 7월에 처음 수업을 진행하신 분부터 3~4년의 경험이 있는 분까지 다양한 강사 분들의 답변이 함께 있습니다.





1. 이번 수업에 임했던 마음가짐


  • 작년까지는 근로기준법을 강조하는 수업을 했다면, 올해는 노동을 바라볼때 인권의 눈으로 바로보고 싶었습니다. 강제노동은 현대가 되면서 사라졌는가! 법이 있다면 그 기준이상을 지키는가에 대해 중심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구요.


  • 지난 한해 산본e비지니스고와 전주 특성화 학생 사망사건을 접하며 제가 하고 있는 일의 역할과 해야하는 책임의 무게를 느꼈습니다. 특히 고3학생들을 만나면 지금 여러분들이 겪고있는 삶의 무게보다 더 행복한 일이 많다. 그러니까. 겁많은 어른과 달리 용기를 내달라. 아니다 싶을때 그만둘수 있는 용기. 라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아이들이 이 교육을 통하여 자신의 삶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발견하고 어떻게 바꿀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 7월 20일 첫 수업이라 많이 떨렸습니다. 전날 잠까지 설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면서 계속 그간 공부했던 내용을 반복 암기하기 바빴던 것이 사실이였습니다. 솔직히 어떻게 하면 실수 없이 수업을 잘 마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만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몇 년째 청소년 노동인권 수업을 하고 있지만 늘 새롭고 긴장됩니다. 처음 시작할때의 용감함과 뜨거움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업은 긴 공백기간 동안 여러가지 가슴아픈일들이 많아서인지 어느때 보다 어른으로써 부끄러움이 많이 느껴지는 수업 이었습니다.


  • 물론 이 사회의 아름다운모습들이 없다는건 아닙니다. 다만 아픈 사회에 아픈 채 준비없이 내 던져지듯 성인이 되어버리는청소년들의 삶이 안타깝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이번 수업은 저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이 아프고 무겁고 죄스러운심정으로 임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 졸업하면 자기 자신이 어차피 비정규직 밖에 될것이 없다고 말하는 친구들, 때로는 반 전체가 자기자신은 모두 정규직이 될거라고 확신하는 친구들, 구제 방법과 절차가 있어도 어른과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이는 친구들, 세상을 향해 분노를 내 뱉은 친구들, 정해지 답, 교과서 같은 답, 선생님이 좋아할 만한 답을 하는 친구들. 이 모든 모습들에 나 자신의 모습도 거기에 있기에 공감이 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참 작았고, 동시에 그 작음이 한 명 한 명에게는 너무나 크다는 걸 알기에 한 마디 한마디 신중할수 밖에 없었던 수업이었습니다.




2. 특히 기억에 남는 수업


  • 친구들 중 절반 이상이 학교를 떠난 상황에서 본인도 앞으로의 진학을 고민하던 학생이 생각납니다. 학생을 품어주고 언제든 돌아올 둥지가 되어야 할 학교가 학생들을 울타리 밖으로 내보내는 현실은 제게 많은 고민을 던져 주었습니다.


  •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려웠던 일을 하소연 하는 친구를 보면서, 제가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이었습니다.


  • 청소년노동인권 수업 직전에 졸업사진을 찍었던 반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분위기가 어수선하여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이 될 수 있을까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로부터 받은 소감 중에 ‘노동인권과 근로기준법에 대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단순히 학생이라고 차별당하지 않고 당당히 요구하겠습니다. 또한 입장을 바꾸어서 아르바이트하는 분들에게 따뜻한 배려를 베풀고 따뜻한 말한마디 건낼게요’라고 적힌 소감을 발견하고 참으로 고마웠고 기억에 남는 수업이 되었습니다.  



3. 학생의 인상적인 질문


  • 돈없고 백없으면 열심히 일해야 되는거 아닌가요? 12시간이 넘게 일하는건 당연하다고 하던 학생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 수업내내 말이 없다가 롯데리아에서 감기가 들어 마스크를 쓰고 일했다가 점장이 cctv로보고 그날 해고 당했다는 친구가 생각납니다.


  • 최저임금을 올리면 물가가 오르고 영세 사업자들이 어려워 진다는 걱정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지배이데올로기에 오랫동안 세뇌당한 우리의 모습이 보여서 슬펐습니다....


  • '선생님 대신 전화해 주시면 안되요?'


  • 서울대공원에서 근로계약서 없이 일했던 학생인데, 어느날 근무관련 정보를 받던 단체카톡방이 사라지고 자신은 다시 초대받지 못하는 방식으로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부당해고 신고를 할 수 있는지 물어온 학생이 있었습니다. 일하던 곳에서 한마디 설명도 없이 이유도 모른체 내쳐진 기분을 느껴야했을 아이의 상처가 느껴져 마음 아팠습니다. 



4. 강사 자신의 부족함을 느낀 것이 있다면?


  • 친구들의 열의와 욕망은 충분한데 이것이 법적인 구제를 받을수 있다 혹은 없다. 라는 답변밖에 할수 없다는 사실에서 한계를 느꼈습니다.


  • 내가 한 사람의 인생경험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상당 마음 무거우면서도 불편했던, 그리고 더 정확히 공부하고 함께 이야기해야 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매순간 수업을 마치고 나올 때마다 많은 생각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당장 방학을 앞두고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거나, 졸업을 앞두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3학년 아이들을 바라보면, 그들이 마주하게 될 사회가 온당한 대우와 존중을 해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미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상처를 입은 아이들에게도 혼자 고민하고 해결하려 하지말고 상담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현명한 방법과 절차를 논의하라고 하지만, 어찌됐건 제3자로서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기에 당사자인 아이들에겐 쉽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그래서 정말 그 순간만큼은 아이들을 인격체로 존중하며 진심으로 이야기하려하지만, 그 진심이 전해질까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습니다. 


  • “권리 구제를 위해 투쟁하는 과정을 하지 않으면 너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고 그건 너의 선택이야” 라고 말하기에는 제 스스로 아직 준비가 덜된것 같아요. 아직은 마음이 불편하고 무거워요.



5. 수업 마친 소감


  • 지난 해와 달리 올해의 친구들은 더욱 적극적이고 더 많은 권리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은 조금씩 아니 어쩌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더 많이 변화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다음 수업은 어떻게 하지?


  • 좀 더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면 이 친구들에게 귀에 쏙쏙 들어올 수 있게 준비가 잘 되어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친구들이 지금 직접 겪는 사회의 현실과 내가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너무 동떨어져 있는 건 아닌가 싶은 내용들도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에게 자신들의 권리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었는데... 지금은 그 권리가 현실과 동떨어질때 어떻게 해야하나... 숙제가 남았습니다.


  • 본인이 일하고자 하는 곳에서 근로계약서를 써주지않으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그런 곳에서 일하지 않겠다’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우리의 활동이 조금씩 의미를 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사회가 오늘 당장 달라지지 않겠지만, 앞으로 청소년들이 사회에 나가기전에 노동인권에 대해 모두들 배워서 알고 사회에 나간다면,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아이에게 “너 아니어도 일할 친구들 많아”하고 대응하던 사업주들이 더 이상은 그렇게 말할 수 없게 되겠지요.


  • 돈과 법을 넘어서, 일하는 노동자 누구나 사람으로 대우 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더욱 진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으로 활동하는 청소년노동인권교육 강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시한 번 새겨 봅니다.


  • 나 스스로 인권과 노동가치에 대한 더 철학적인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늘 부족함을 느끼죠, 내 삶에서 나 자신의 노동인권에 대한 삶의 변화가 수업에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러니 더 알고 싶고 더 공부하고 싶어요.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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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oon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7.08.15 15:57

    선생님께 많은걸 배워가고 있습니다. 늘 감사드려요.

반상근 활동 하던 차준우 동지가 비정규직센터를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노동 문제에 관해 함께 고민하며 대화를 나누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모쪼록 센터에서의 활동 경험이 앞으로의 삶에 자양분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며 차준우 동지가 회원들께 남긴 간략한 인사말을 올립니다.



[비정규직 센터에서 자리를 비우며]

지난 2016년 겨울 처음 비정규직 센터의 문을 두드렸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2016년 겨울은 제게 있어 양보할수 없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눈을 감고 외면하던 노동과, 삶 그 땀의 가치에 대해 어느때보다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자주 만나게 되었지요.

그간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그 뜨거웠던 여름 내내 산본역에서 선전전을 열기도 했고, 토다이 본사 앞에 찾아가 1인시위를 갖기도 했으며 겨울 무렵에는 자주학교와 함께 일일주점을 열어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시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좋았던 일도, 아쉬웠던 일도 많았습니다.

2017년 부터 비정규직 센터에 자리를 만들어 앉으며 물려두었던 일들 -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시간 - 에 할애하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무엇보다 저의 부족한 능력탓에 자리를 비우게 되어 비정규직 센터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 특히 김상봉 대표님과 안신정 사무국장님께 죄송한 마음과 함께 더욱 발전하는 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 센터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2017년 7월 31일 차준우 올림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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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실태를 확인하고 그 대안을 모색 해보는 토론회가 지난 7월 19일 수원에 위치한 경기여성비전센터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센터'가 주최하고 '경기도청소년노동인권 네트워크(약칭 '노크')' 가 공동주관한 이번 토론회에는 노크에 참여하고 있는 각 지역단체의 활동가는 물론 학교에서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강사 등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함께 하여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노크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재철 '안산시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센터' 센터장의 진행으로 계속 된 토론회는 김경업 선생님(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실태보고로 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기조발제에 나선 진숙경 부연구원(경기도 교육연구원)은 관련 법제도의 복잡함으로 인해 단일화된 법령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법의 개정과 별도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중임을 밝혔습니다.


이어진 주제토론에는 특성화고 졸업생인 김소영씨가 당사자 입장에서 바라본 현장실습의 문제와 개선의견을 발표했고 학부모 입장에서 바라본 현장실습의 문제와 개선의견으로 김보민씨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경기도교육청 김종민 장학사의 현장실습 개선을 위한 교육청의 정책과 방안에 이어 경기도의회 박옥분 의원은 현장실습 개선을 위한 지자체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의 발제를 했습니다.


토론회 내용은 추후 자료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사회는 현장실습 제도를 내실 있게 진행해야 한다는 대다수의 의견과 함께 현장실습 제도의 폐지 주장도 있습니다. 현장실습이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고쳐서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특성화고 교육 전반에 관한 대대적인 개혁을 할 것인지 우리들의 깊은 철학적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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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센터(이하 비정규직센터) 2017 3월부터 매달 회원 탐방을 진행한 후 소직지를 통해 알리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회원 간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에 온라인 지면을 통해서나마 서로를 알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면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번 회는 '안양자주학교'(이하 '자주학교')편입니다. 교장을 맡고 있는 이재윤 회원을 찾아 개인의 삶부터 자주학교 운영자로서의 애환, 그리고 비정규직센터에 대한 애정어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1. 안녕하십니까. ‘안양자주학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을 한껏 끌어안는 당당한 우리들의 터전, 안양6동에 자리 잡은 ‘안양자주학교’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부방이고 2005년 3월 2일에 문을 열었습니다. 1년 정도 준비 과정을 거치며 안양사랑청년회 회원 네 명이 시작하여 여섯 명까지 늘었고 저는 2006년부터 함께 하여 2009년부터 교장을 맡아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대안학교를 생각하기도 했으나 지역의 장애를 가진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공부방 형태로 운영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이유로 학교라는 명칭을 붙이게 된 것입니다. 


‘자주학교’는 소규모 작은 공부방으로서 맞벌이 하는 노동자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교실을 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를 나선 후 다시 학원 차에 올라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가정의 경우 집에 자녀를 둘 수밖에 없으므로 부모는 불안한 마음을 지닌 채 일해야 합니다. 그와 같은 형편에 놓인 가정의 자녀들을 집에서처럼 함께 밥을 먹고 공부도 가르치며 부모님의 귀가시간에 맞춰 밤 10시까지 돌봐주기도 했습니다. 


'안양자주학교' 교장인 이재윤 회원




2. 소개 잘 들었습니다. 이재윤 회원께서 ‘자주학교’에 뛰어든 이유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는 안양에 있는 성결대학교를 다녔습니다. 총학생회 간부를 하면서 자연스레 지역 청년모임의 사람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2004년에 ‘자주학교’에 합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중간에 잠시 나가 있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결국 원년에 함께 하던 분들이 각기 다른 사정으로 떠나고 혼자 남았습니다.


제가 성장한 곳은 인천 간석동이었는데 이 지역은 매우 가난한 동네였습니다. 동네 길에 소똥이 널려 있는 것은 예사였고 카바이트 광산이 있어 환경적으로도 열악했습니다. 주변에 나환자촌도 있어(과거 편견이 있던 시절) 어린 아이들이 밝게만 자라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 꿈이 도덕선생님 이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도덕선생님은 장애가 있는 분이셨는데 늘 용기를 주고 칭찬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런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나도 나중에 교대에 진학하여 도덕선생님이 되자는 꿈을 가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란 환경과 그때 선생님의 영향에 의해 간직했던 저의 꿈이 이렇게나마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3. 현재 ‘자주학교’의 현황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방과 후에 자주학교에 와서 부모님이 귀가하는 시간까지 함께 있는 아이들은 9명입니다. 원래 밥을 먹이고 공부 가르치면서 밤 10시까지 운영을 했었지만 지금은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새벽에 군포 물류센터의 택배 차량으로 서울 구로와 신도림 일대의 공구상가들에 배송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일을 마친 후 이어서 밤 10시까지 자주학교 운영하는 일을 2년 넘게 하다 보니 몸이 망가지게 되어 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운영 시간을 줄이다보니 원래 해오던 두 가지 일, 즉 집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과 공부 도와주는 일 모두를 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은 학습지 교사 일을 하고 계시는 한 분 선생님께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매주 한 번 방문하여 아이들의 공부를 돌봐주시는 자원봉사를 해주시고 있는 일입니다.



4. 그렇다면 현재의 상황도 쉽지만은 않을 듯 한데요 운영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요? 그에 앞서 운영의 재정적 부분에 대해 설명해 주실수 있겠습니까?


현재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자주학교의 월세가 25만원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오면 각자 공부와 숙제 등을 하는데 필요한 컴퓨터가 몇 대 있는데 이를 사용하는데 전기요금과 인터넷요금, 그리고 정수기 등의 요금이 가장 기본적인 비용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먹거리도 큰 문제이긴 합니다만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여자수산에서 주시는 반찬으로 수요일까지 해결 가능합니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제가 떡볶이나 볶음밥 등을 직접 만들어 제공합니다. 간헐적으로 지역 내 먹거리 나눔 단체 등에서 나눠주시는 음식으로 해결하기도 합니다.


매달 들어오는 후원금은 약 50만 원 정도인데 한 회사의 직원들이 월급의 만원 단위 이하 끝전 모으기를 해서 8만 원 가량 지원을 해오고 있으며 개인 후원자들께서 cms를 통해 약 30만 원, 지인들이 보내주시는 10만원 등입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독지가께서 오랫동안 매달 120만 원을 후원해 주셔서 큰 도움을 받아 왔습니다만 사정에 의해 이 후원이 끊기게 되었습니다.



5. 여러 분들께서 도움을 주고 계시는군요. 그런데 큰 후원이 끊겨서 매우 힘들어졌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어떻습니까?


적자인 것은 맞습니다. 현재 월 25만 원인 월세를 5개월 넘게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물주께서 그냥 기다려 주고 계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한데 제가 행정적인 절차 예를 들어 후원금 영수증을 발행하는 것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이유는 변명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후원회원을 더 모집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인 것은 맞습니다.



6. 어찌되었든 ‘자주학교’를 여기까지 끌고 온 자체가 대단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윤 회원에게 있어서 노동이란 무엇입니까?


일하는 것이죠.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노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자주학교를 매개로 해서 관계 맺으며 즐겁게 살고 있노라고 말씀 드릴수 있습니다. 노동에 대해 저만의 정의를 내리자면 일 한 만큼의 가치가 돈 또는 어떠한 물질이거나 정신인 형태의 반대급부로 돌아와 자신이 행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 받아 스스로 기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회생활을 하며 여러 일을 해봤지만 그것들의 목적은 모두 돈이었습니다. 그런것 보다는 일을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즐거워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하는 지금이 좋습니다.



7. 그렇군요. 이재윤 회원은 돈을 바라는 일보다는 자신이 사람들과 함께 하며 즐거움을 찾을수 있는 그 자체를 추구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바보같은 질문이긴 하지만 만약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대가가 돈으로 지급될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금액에 해당한다고 보십니까?


제가 ‘자주학교’에서 기여하는 활동을 스스로 가늠해볼 때 최소한 3백만원 정도에 해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웃음)



8. 비정규직센터의 회원으로 가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정규직 즉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라는 취지에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저를 1백번째 회원이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101번째 회원이 되었습니다. ‘안양사랑청년회’ 회원들의 조직적 결의도 있었는데, 개인적 뜻에 더해 대학 때부터 활동한 이 지역의 기풍에 의한 것도 있었습니다.



9. 서로 얼굴조차 모르는 회원도 많겠지만 회원들께 부탁 또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울러 비정규직센터에 대해서도 해주시죠.


잘 된 조직은 이야기가 잘 먹히고 또 그것을 귀담아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회원탐방도 그런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들의 바람 중에는 비정규직센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일단 소식을 많이 알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회원들도 자신의 소식을 센터에 많이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비정규직센터의 사무국에 있는 소수의 인원이 회원들에게 직접 전화 통화를 하려면 많은 날들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단체문자 받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도 있기 때문입니다. 센터에 대한 회원들의 감시의 눈길도 필요하기 때문에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질타를 해주고 잘하고 있는 것은 박수를 쳐주는 등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 끝으로 ‘자주학교’ 관련해서 회원들게 한말씀 하신다면?


‘자주학교’ 많이 사랑해 주세요





인터뷰 후기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시민 사회 단체들이 있으며 그 안에서 많은 분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곳도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분들도 아직 많이 있습니다. 비정규직센터 역시 악조건 속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비정규직센터의 경우 상근비가 없으면 재능기부하는 마음으로 활동하면 될 일이고 사무실 운영비가 모자라면 천막이라도 치면 될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주학교’는 부모님을 대신해 밥을 먹이고 공부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가정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생활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비용이 필요합니다. 비정규직센터는 거창한 구호를 외치며 활동하지만 ‘자주학교’는 그저 몇 명의 아이들과 소탈한 일상을 티나지 않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할 때도 그랬지만 나중에 녹음 파일을 들으며 정리하면서 다가오는 감정은 안타까움과 잔잔한 감동의 교차였습니다. 밝은 모습을 잃지 않으며 활동하고 있는 이재윤 회원께 감사드립니다. 이상 '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센터' 대표 김상봉 이었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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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ae woon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7.06.30 17:23

    수고많으셨습니다. 자주학교와 비정규직센터에 함께 하시는 모든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2. 민병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7.07.01 21:59

    저도 철거촌 공부방 교장출신입니다. 너무나 이재윤교장의 맘과 운영의 어려움 동감합니다. 좋은 일..지속가능한 구조가 필요한데

    • 김상봉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7.07.05 16:02

      민 변호사님도 그런 역사가 있으시군요. 지닌 소중한 경험들 많이 나누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2017년 제3기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수강생들은 2월 14일부터 6월 20일까지 4개월 여에 걸친 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양적인 면 뿐만 아니라 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깊이 공부한 과정이었음에도 끝까지 함께 해 준 참여자들께 고마움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사회에서의 노동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는 힘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이 강좌의 특성상 처음에는 매우 힘들어 하던 수강생들이 점차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청소년 노동 문제의 핵심을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과정을 모두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수강생들의 요청에 의해 깊이 있는 고민과 토론의 시간으로 이번 워크샵을 열게 되었습니다. 폴 라파르그의 <게으를 권리>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서 부지런함을 강요받으면 살아온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며 부지런함과 게으름의 차이와 그 본질을 현실에 투영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게으를 권리에 대한 토론에 이어 수강생 중 한 명 이자 인권교육 전문가인 박병은 선생님이 몇 가지 인권 문제를 주제로 개념 설명과 그 의미를 명확히 짚어주는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또한 노동인권을 논하는 우리들의 인권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 개념적 인권을 넘어서 각자의 삶의 모순들이 개인의 역사 어느 부분에서 불거진 것인가 찾아보는 시간을 기존의 강사이자 균형독서(심리) 전문가인 배우나 선생님이 진행해 주셨습니다. 1인당 3분 안팎의 제한된 시간동안에 각자의 이야기를 해야 했지만 서로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이번 워크샵은 2017년에 학습하는 기수를 중심으로 열게 되었지만 그 폭을 넓혀 기존에 활동하는 강사들도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센터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앞으로 활동하게 될 모든 분들이 단지 강의만 진행하는 한계를 넘어 서로 연대감을 높임으로써 안양군포의왕 지역에서 노동문제에 관해 함께 고민하고 활동하는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자 하는데 의미를 두었습니다.


시간의 제약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맛보기 형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다음 기회에는 더욱 발전된 모습의 워크샵으로 거듭날 자양분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워크샵은 2017년 제3기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도현아 선생님이 주거하고 있는 공간을 선뜻 내어주셔서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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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이어 5월에도 명학역 앞 광장에서의 선전전을 진행했습니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공단 지역의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센터의 존재를 알리고 점차적으로 상담 등 고민을 함께 나누는 벗으로 다가서기 위한 과정입니다.


비정규직센터 성원들과 정성희(비정규직센터 지도위원), 김대봉 회원이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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