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12021  이전 다음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  
  •  

[낮은목소리] 우릴 보며 코를 막지만…“그래도 누군가 똥은 치워야죠”

정화조 청소 노동자들의 애환

 

» 일러스트레이션/유아영
폐 찌르는 ‘노란’ 유독가스에
생명 위협 느껴가며 일하는데
방독면·안전요원도 없는 현실

“○○네 아버지는 똥 퍼요~.”

어린 시절, 동네에서 미움 받는 또래 친구들을 놀릴 때 부르던 노래다. 그 뒤 가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하루에 3천원 수입 잡죠. 천원은 밥 사먹고, 천원은 목욕하고, 천원은 저금하고, 그래도 ○○네 아버지는 똥 퍼요~.” 이 가사에서 보다시피, 분뇨를 처리하는 ‘정화조 청소 노동자’(정화노동자)들은 아이들에게도 놀림감이었다.

연암 박지원의 <예덕선생전>은 마을의 분뇨를 처리하는 엄행수를 ‘예덕선생’이라 칭송하며 소재로 삼은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선귤자는 “어떻게 똥을 푸는 미천한 자와 벗으로 지내냐”며 스승을 떠나겠다는 제자 자목에게 “그의 하는 일은 불결하지만 그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우며, 그가 처한 곳은 더러우나 의를 지킴은 꿋꿋하니 엄행수를 보고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랴”라고 일침을 놓는다.

21세기에도 예덕선생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 시대에는 연암이 없는 탓일까. 그들은 여전히 여론의 사각지대에 존재한다.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대변하는 노동조합도 겨우 부산·창원·광주 3곳에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광주·창원은 와해 위기에 처해 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일반노조에서 겨우 40여명의 노조원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낮은 목소리>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21세기 예덕선생을 만나러. 연암의 말대로 그들에겐 악취가 아닌 향기가 났다. 정작 똥냄새가 나는 건 그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이 아닐까. 기사는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따르릉.”

새벽 5시. 스프링처럼 몸을 튕겨 일어난다. 아내는 자고 있다. 부엌으로 가 어제 저녁에 남은 김칫국을 데운다. 냉장고에서 랩에 싸여 있는 찬밥을 덜어내 쓱쓱 말아 아침을 해결한다. 대충 씻고 집을 나선다.

오전 6시30분. 회사에 도착한다. 회사 입구 자판기 커피를 난로 삼아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 휴게실 같은 건 없다. 회사 중간관리자가 터벅터벅 걸어 나온다. 곧이어 오늘 일정이 나왔다.

‘젠장.’

가정집이다. 대학교나 고층 빌딩처럼 몇십t 분량의 정화조가 있는 곳은 3군데 정도만 돌면 하루 일정이 끝난다. 가정집은 다르다. 1t부터 3t까지 정화조 용량이 다양하다. 많게는 하루에 20군데를 넘게 돈다. 아직까지 산동네가 많은 부산에서 가정집의 분뇨를 처리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분뇨처리차에서 정화조까지 잇는 호스는 무게가 1m에 10㎏ 정도 나간다. 산동네 가정집은 보통 100m에서 150m 이상 호스를 끌고 올라간다. 1t 이상 되는 호스를 질질 끌고 가는 거다.

작업은 2인1조다. 회사에는 5t, 8t ,16t 차가 총 여섯 대 있다. 한 차에 2명씩 탄다. 그러니까 현장노동자는 12명이다. 여유 인력은 없다. 외국은 안전요원이 미리 가스 노출 여부 등 안전상황을 점검한 뒤 작업요원을 투입한다던데 우리는 그런 것도 없다. 일단 정화조 뚜껑을 열고 본다. 정화조 뚜껑을 열 때 나오는 가스를 본 적 있나? 노랗다. 정말로 노란색이 보인다. 메탄과 암모니아가 섞인 가스는 비강을 타고 바로 폐를 찌른다. 방독면? 그런 거 없다.

가스만 나오는 게 아니다. 모기는 양반이다. 정체불명의 벌레들이 한꺼번에 날아든다. 입, 코, 눈 마음껏 공격한다. 그걸 참아야 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호스 꽂아 놓고 그냥 기다리면 되는 거 아냐?” 가만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표현이 딱 맞다. 인간의 똥은 싸고 나면 경화현상이 일어난다. 딱딱해지면서 굳는다는 거다. 딱딱하게 굳은 똥은 정화조 위를 시멘트처럼 덮고 있다. 그 안은 액체다. 쇠꼬챙이로 돌덩이 같은 똥을 계속 깨면서 호스를 휘저어 주어야 한다. 그 똥이 깨질 때마나 나는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있는가. 머리가 띵하고 정신이 아찔해진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한 사람 태반이 이 냄새 때문에 관둔다. 왜 아직까지 하냐고? 애들은 가르쳐야 할 거 아닌가. 우리는 정말 목숨 걸고 일하는 거다.

급여는 많을 거라 생각하지만
지자체는 직접 고용 회피하고
용역업체 임금은 최저생계비

380볼트 수중모터를 정화조 안에 집어넣는다. 모터가 돌아가면 똥을 빨아들인다. 호스를 그냥 두는 게 아니라 계속 물을 부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수도꼭지에 손이라도 대려고 하면 주부들은 기겁을 한다. “손대지 마세요!” 고함을 지른다.

가정집 정화조는 처리하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 2t을 기준으로 요금 3만3천원을 받는다. 돈을 줄 때, 그들은 우리를 벌레 보듯 한다. 우리가 가끔 바퀴벌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얼굴도 안 쳐다본다.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그린다. 엄지와 검지 손톱 끝에 지폐를 끼워 넣는다. 우리와 손이 닿기 싫다는 거다. 자기들이 싼 똥을 치워주는 우리에게 너무한 거 아닌가. 고약한 똥냄새보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이 더 힘들다.

가정집을 담당하는 날은 고되다. 20군데를 돌면 파김치가 된다. 회사 차고지로 돌아오면 오후 4시 정도 된다. 샤워실은 없다. 노조가 있는 다른 회사는 샤워실도 만들어줬다고 하던데, 아직까지 노조가 없는 우리 회사는 복지시설이라고는 전혀 없다. 심지어 근무복도 없다. 작년에 대통령 하사품이라며 ‘돕바’(원래는 반코트를 칭하는 일본말이지만 흔히 무릎 위까지 덮는 패딩잠바를 말함) 한 벌 나온 게 전부다.

집에 가는 버스를 탄다. 평소엔 걸어 다닌다. 버스만 타면 사람들이 고개부터 돌린다. 내 몸에서 나는 가스 냄새를 귀신같이 알아본다. 그게 싫어서 걷는다. 오늘은 너무 힘들어 버스를 탔다. 앞문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고 창문을 끝까지 열어 놓는다. 나는 내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지 못하지만 자꾸 옷에 코를 대고 킁킁거린다.

계속해서 이런 가스를 맡다 보디 어딘가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 하지만 정작 병에 걸리면 다들 회사를 안 나와 버리니 산재처리가 된 사례를 본 적이 없다. 지금 회사 동료 가운데 3명이 위암에 걸려서 회사를 관뒀다. 나도 걱정이 된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집에 도착하면 욕실로 먼저 향한다. 남들보다 비누질 한번이라도 더 한다. 혹시라도 내 집에서 그런 냄새를 풍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아내와 아이들은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 구체적으로 내 일에 대해 말한 적은 없다. 다른 가장들은 밥 먹으면서 직장에서 일어난 일도 말하곤 한다던데, 꿈도 못 꾼다. 아이들도 내색은 안 하지만 창피해할 게 분명하다. 아버지가 똥을 푼다는데, 좋아할 자식이 어디 있겠는가. 이해한다. 나도 어디서 내가 똥을 푼다는 걸 밝히기 싫다.

나는 올해로 경력 7년5개월차다. 처음엔 계약직이었다가 6년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해줬다. 이쪽 일 하는 사람들 가운데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많다. 나도 원래는 낚시 기구를 파는 가게를 했다. 사업이 망하고 전전긍긍하던 터에 친구가 소개를 해줘 흘러들어왔다. 거의 나처럼 소개로 들어온 사람들이다. 더러운 일을 하니 급여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모르고 하는 소리다. 세금을 떼고 한달 165만원이 내 급여다. 7년5개월 동안 급여가 12만원 올랐다. 정년은 규정상 61살인데, 퇴사했다가 다시 재입사를 한다.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엔 70살 노인도 있다. 54살인 내가 어린 축에 들어갈 정도다.

직장에서도 서로 얘기를 잘 안 한다. 서로 이런 일 하는 것을 공유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거다. 퇴근하면 뿔뿔이 흩어진다.

“우리도 우리 일이 좋지 않다
그래도 당신들 똥 치우는 건데
멸시의 눈길은 거두어 달라”

그나마 환경미화원들은 지자체에서 직접 고용을 해서 생활도 안정됐고 사회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분뇨처리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고용하기보다는 용역을 준다. 피해는 정화노동자만 보는 게 아니다. 용역을 주다 보니 분뇨처리 비용도 과다 책정됐다. 지자체에서 직접 고용하면 적어도 30% 이상은 싸게 받을 수 있다.

선배들 말을 들어보면, 과거엔 분뇨처리사업이 비리의 온상이었단다. 할당량이 구청에서 내려오면 무조건 그것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모자란 만큼 물을 채워 넣었다고 한다. 처리 용량을 속이기 위해 정화조 윗부분만 수거하는 이른바 ‘대가리 치기’를 하고 나머지는 물을 채운 것이다. ‘부산에서 처리되는 분뇨는 낙동강 물’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지금도 가정집 분뇨 처리하고 요금을 받을 때면 미안할 때가 있다. 사실 2t짜리 정화조를 처리해도 2t이 다 안 나온다. 1.5t 정도가 나온다. 그래도 2t의 처리 비용을 징수한다. 이게 다 분뇨처리를 개인 사업자가 하청을 받아 하기 때문에 나온 폐단이다.

우리가 사람대접 못 받는 건 이해한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것을 어쩌겠는가. 그런데 사람대접 못 받으면 그만큼의 경제적 대우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겨우 최저생계비를 넘게 급여를 주면서 사람대접도 못 받는다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가족에게도 부끄럽고, 사회·회사에서도 멸시당하는 우리들, 어디에다 하소연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치우는 건 다름 아닌 당신들이 싸놓은 ‘똥’이다.

부산/글·사진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트위터 @bodyout

<한겨레 인기기사>

Posted by 안양비정규직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연봉 7천만원 귀족들의 알박기 파업? 진실은…"

[현장] 유성기업 파업 현장 가보니…

기사입력 2011-05-25 오전 9:35:37

불과 연간 2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일어난 노사분규가 일주일간 전국을 뒤흔들었다. 재계는 즉각적인 공권력 투입을 외쳤고, 정부 장관은 '연봉 7000만 원 귀족노조'를 비난했으며, 경찰은 파업 주동자 체포에 나섰다. 주요 언론은 그들의 주장을 검증 없이 받아들이며 '불법' 딱지를 붙였다. 일개 중견기업의 생산 중단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요동친 것도 의외의 일이었지만, 24일 농성 조합원 전원 연행으로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그들이 무엇 때문에 파업을 했고 라인을 멈춰야 했는지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더 비극이었다. 유성기업 얘기다.

24일 강제연행이 시작되기 5시간 전인 정오께 충남 아산 둔포면 운용리 유성기업 아산공장을 찾았다. 공장 입구로 들어서는 굴다리엔 사측 관리자들이 공장 가동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그늘에 앉아 있었다. 굴다리를 지나 200여 미터를 걸으니 유성공장 정문을 지키고 있는 금속노조 소속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보였다. 그들은 언론에 대해 극도의 불신감을 보였다. "알박기 파업", "연봉 7000만 원 귀족노조"라는 일간지와 경제지 헤드라인을 아침에 마주했기 때문이다. 농성장 취재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사이 들렸던 잡담의 화두는 단연 '7000만 원'이었다.

"7000만 원 이래. 니 7000만 원 버나?"

"택도 없다. 내가 4000만 원 받는다."

"내가 7000만 원 받았으면, 한 달 월급얼마가 됐겠나? 나 지금 한 달 용돈이 15만 원이다. 15만 원. 도대체 7000만 원 받는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야? 부사장들이 그 정도 받을까?"
▲ 24일 오후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공장을 점거한 충남 아산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구호와 노래를 외치고 있다. ⓒ프레시안(김봉규)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말하는 '7000만 원'의 실상

이날 오후 1시 금속노조와 유성기업지회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완성차 대기업 공장의 라인 정지가 우려된 주말을 기해 비토하는 목소리로 돌아선 언론이 쏟아낸 보도에 대한 반론 성격이 짙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이날 자체 조사임금 현황을 공개했다. 500여 명인 조합원 평균 연봉은 2010년 8월 기준 5419만6995원이었고 주간에만 근무하는 조합원은 약 5138만 원, 주야 맞교대로 근무하는 이들은 평균보다 조금 많은 약 5552만 원을 받았다. 연장근무수당, 심야근무수당을 비롯한 각종 수당을 더한 금액으로 세금을 제하지 않은 수치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사회 화두로 떠오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이 없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이 '7000만 원'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높은 수준'이라 여겨질 수 있다. 소위 '귀족 노조'론의 주된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합원 인적 구성을 보면 평균 연령은 41.7세, 평균 근속연수가 16.1년이다. 20년 이상 일한 조합원이 3명 중 1명꼴이고, 30년 이상 일한 이들도 6.14%에 이른다. 연봉 7000만 원은 6.14% 중에서도 잔업과 특근을 꽉 채우는 극히 소수의 노동자들이 받는 돈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농성장에서 8년차 노동자의 임금 대장을 훑어봤다. 지난 4월 그가 받은 급여는 251만4000원. 기본급은 절반도 안 되는 123만4300원이었고 연장근로수당과 심야근로수당, 휴일수당이 합쳐 91만 원이 넘었다. 잔업과 특근을 합쳐 주당 66시간을 넘게 일한 셈이다.

여기에 위험한 작업을 할 때 붙은 유해위험 수당과 생산장려금, 근속수당, 가족수당 등이 더해진다. 여기에 의료보험과 국민연금, 갑근세, 대출금 등 공제액이 108만4000원으로 이달에 손에 쥔 돈은 150만 원도 되지 못한다. 명세서를 보여준 조합원은 "이 친구가 이 돈으로 아내와 두 딸을 벌어 먹인다. 이러고도 연봉 7000만 원 운운하나"라고 말했다.

▲ 유성기업 파업 및 공장 폐쇄 소식이 들렸을 때 언론이 주목했던 건 파업의 원인이 아닌 이들이 만드는 피스톤링이었다. ⓒ프레시안(김봉규)

파업은 왜 일어났을까?

이들이 '강성 노조' 덕에 하는 일에 비해 과도한 임금을 받는 것일까? 완성차 업계가 '대혼란'에 빠진 원인이 된 피스톤링 생산 공정을 둘러봤다. 피스톤링은 11개 공정으로 나뉘어 제작된다. 쇳물을 녹여 금형에 붓고 직경 약 10센티미터 가량의 피스톤링 원형을 만든다. 이를 연마해 두께 1밀리미터 가량의 얇은 고리로 다듬고 겉면을 가공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설명으로는 간단하지만 고된 육체노동과 1급 발암물질을 이용하는 도금 공정도 포함되어 있어 그리 녹록치 않다.

공정을 설명한 9년차 조합원 김 모(37) 씨는 "쇳물을 붓는 과정만 해도 설비만 움직이면 될 것 같지만 직접 쇳물에 쇠막대기를 집어넣어 전신을 이용해 들어 올리는 작업을 반복한다"며 "라인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 근골격계 질환"이라고 말했다. 유성기업은 몇 해 전에도 노동부가 실시한 산재사고 실태조사에서 근골격계 질환 발병률 최상위에 꼽혔다고 한다.

고된 노동에 더불어 노동자의 몸을 좀먹는 게 야간 근무다. 야간조는 오후 10시부터 8시까지 일하는데 집중력이 떨어지는 야간에 일하게 되면 몸도 쉽게 더 지치고 생산성도 덜하다. 올해 초에는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야간조 노동자가 주간조 배치를 희망하다 임금의 70%만 주겠다는 사측의 대답을 듣고 괴로움에 목을 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년간 유성기업에서 야간조 노동자 중 돌연사하거나 뇌출혈 등으로 사망한 이가 3명이다. 주의력이 떨어져 화상을 입거나 약품 등이 몸에 묻는 사고도 비일비재하다.

ⓒ프레시안(김봉규)

때문에 산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장시간 근로를 줄이고, 야간근무를 되도록 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노조는 IMF 이후 생산량이 줄어든 걸 계기로 개인당 월 140시간에 이르던 잔업을 80시간까지 줄이고 줄어든 잔업수당을 기본급 인상으로 보충하려 노력해 왔다. 2009년에는 주야간2교대제를 주간2교대제로 바꾸는데 사측과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올해 특별교섭에서 주간2교대제 전환에 따른 세부 계획과 월급제 등 임금체계 개편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교섭장에서 사측은 교대제 전환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노조 간부를 맡고 있는 이 모 씨는 "주간교대제를 시행하면 생산량이 줄겠지만 이는 설비, 고용을 늘리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야간조가 주간에 일하면 생산성이 더 오르는 이점도 생긴다"며 "이런 점을 사측에 계속 예기했지만 임금을 낮추지 않는 생산량 감축은 안 된다는 입장만 고수했다"라고 말했다.

생산 단가를 올려 이익을 낸 후 설비 등을 확충하는 방법을 없었을까? 김 씨는 "회사가 주주 배당을 주당 100원씩 할 정도로 이익이 좋은 편인데 으레 (납품하는) 현대자동차 쪽에서 '너무 많이 가져가는 거 아니냐'며 단가 인하 압력을 준다"라며 "유성기업은 국내 피스톤링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기업인데 대기업의 압력에 밀려 가격도 못 올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성과가 대기업의 압력에 밀려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데 부정적이라는 말이다.

▲ 사측으로부터 보내진 경고 문자 메시지 ⓒ프레시안(김봉규)
김성태 유성기업지회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0차례가 넘는 특별교섭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어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등 절차를 밟은 후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78%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며 "18일 오후 1시30분부터 2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한 후 정상적인 조업을 했는데 (전면파업 전인) 야간조 교대시간에 사측이 직장 폐쇄를 하고 용역 직원을 공장에 투입했다"라고 말했다.

그날 야간조 조합원들은 용역 직원을 공장 밖으로 몰아내고 차량에서 이들을 감시하던 용역 직원 2명을 내쫓으려 했다. 차를 몰고 자리를 피한 두 대의 차는 막다른 곳에 이르자 차를 돌려 반대방향으로 달아나려 했다. 조합원들은 차가 돌아서자 인도로 몸을 피했지만 뒤따라오던 차량이 시속 30~40킬로미터의 속도로 인도를 넘어 조합원들을 치었고, 8명이 목뼈 골절 등의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갔다. 노조는 공장을 점거하고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사측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자수한 용역직원을 뺑소니 혐의로 조사했을 뿐이었다.

공권력 조기 투입으로 막힌 이들의 요구

제조업 공장 중 주야2교대제를 주간2교대제로 바꾼 기업이 두원정공 등 손에 꼽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유성기업 노조의 시도는 선도적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금속노조가 공개한 유성기업 문건에서 '현대·기아차 교대제 전환 후 논의'라는 문구가 발견되었듯 사측은 대기업의 비위를 건드리는 걸 망설였고, 파업의 본질이 드러나지도 못한 채 이날 공권력의 조기 투입으로 봉합되고 말았다.

이날 오후 2시 유성기업지회와 유시영 유성기업 사장은 면담을 갖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지회는 사측이 직장폐쇄를 해제하면 즉각 업무에 복귀하며, 파업에 따른 고소·고발 등에 대한 사안을 전제로 걸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3일 앞서 열린 교섭에서 공장 점거를 먼저 해제하면 조합원들을 선별적으로 복귀시키겠다고 밝혔던 사측은 이날은 교섭 자체를 거부했다.

이후 공권력 투입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오후 4시경 전날 포클레인을 동원해 공장 주변 철조망을 걷어낸 경찰은 31개 중대 2500명의 병력을 투입해 조합원 500여 명이 모여 있는 생산2과(캠 샤프트) 공장을 포위했다.

▲ 조합원들은 스크럼을 짜고 연행에 저항했지만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진 않았다. ⓒ프레시안(김봉규)

공장장인 이기봉 전무에게 공장 안 진압과정에서 설비가 손상될 경우 경찰에게 책임이 없음을 확인하던 경찰은 호송 차량 도착도 지연돼 오후 5시가 되어서야 공장 안으로 진입했다. 공장 빈 공간마다 십 수 명씩 모여 있던 조합원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스크럼을 짰지만 한 명씩 끌려나와 연행되는 과정에서 특별한 저항은 하지 않았다. 6시까지 경찰은 공장 안 조합원을 전원 연행했고 정문을 지키던 사수대 100여 명도 함께 후송했다. 이들은 서산·아산·예산·평택 등의 경찰서로 흩어져 조사를 받고 있다.
 

Posted by 안양비정규직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날씨도 살짝 풀렸습니다.
민중대회가 있는데 영하 10도 ... 이렇게 내려가면 정말 힘들었을텐데 다행히 낮의 기온은 그닥 춥지 않았습니다.

민중대회가 있는 서울역에 도착하니 2시 반쯤...
철거민, 노점상 등이 모여 집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창 촛불집회를 하던 2008년, 종로에서 만난 어느 노점상분이
"이명박 정권 5년 가면 우리는 모두 죽을 수 밖에 없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주거권도 보장받지 못한 도시빈민들의 삶은, 지난 용산참사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민중대회가 열리는 서울역 광장 곳곳에서는 농성, 파업투쟁을 알리며 투쟁기금을 마련하려는 분들이 많았고, 구속노동자들을 후원하는 단체도 나왔습니다.



오늘 민중대회는 우선 연평도 사건으로 시작된 전쟁위기를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주제로 시작되었습니다.
전쟁은 파괴이며 불행입니다. 전쟁의 희생자는 서민들이며, 여성, 아동 등 약자입니다.

보복과 응징을 요구하면서 대대적인 민방위훈련까지 벌이며 전국민을 전쟁의 공포에 빠뜨리는 것은 그야말로 가장 잔인한 짓입니다.

국민들에게 평화와 희망을 주지는 못할 지언정 하루에 240만이 죽는다는데 3일만 참아달라며 계속 위기를 고조시키는 이명박 정부야 말로 국민들의 희망과 미래를 빼앗는 정권입니다.

이날 민중대회에서 노동자는 비정규직문제를, 농민들은 쌀값문제를, 빈민들은 생존권의 문제를, 청년들은 청년실업의 문제를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뿐만 아니라 GM대우 비정규직도 싸우고 있으며 KEC 또한 지부장이 분신을 할 정도로 극한에 몰리며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비정규직 2년의 제한도 없앤다고 하고 직업안정법조차도 없애려고 합니다.

농민들이 말하는 쌀 문제는 이렇습니다.
올해 30년만의 최대 흉작이라고 합니다. 농민들은 흉년이어도 살기 힘들고 풍년이어도 농산물가격이 폭락하여 살기 힘들다고 합니다. 더구나 쌀 재고량을, 2007년까지는 대북지원으로 해결했는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나서는 대북지원이 끊겨 쌀 재고는 쌓여가고 그것이 쌀값폭락으로 이어져 농민들은 그야말로 "살농정책"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평화는 밥을 나눠먹는 것이다. 대북 쌀지원으로 북녁동포들과 밥을 나눠먹으면 전쟁은 없다고 외치시던 농민분의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참고로 한자로 평화(平和)도 쌀을 나눠먹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빈민들은 그야말로 벼랑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정리해고, 명예퇴직.... 등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자영업자에서 노점상으로 몰리는 것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또한 철거민이 되는 사회의 악순환...
그럼에도 정부는 이들에 대한 대책보다는 감추거나, 없애거나... 그런 행태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들 예측하는데 이 늘어나는 도시빈민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지금 안고 가야 할 민중생존권의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청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할 수 없고, 아르바이트나 인턴 등 단기일자리로 연연하며 미래의 희망을 품기보다는 세상에 절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쟁이 난다면 가장 앞에서 총알받이가 되는 이들이 또 20대 청년들입니다.


지난 촛불집회 이후 집회에서 늘 찾아볼 수 있는 다음 아고라... 네티즌들의 깃발도 보입니다.
그들의 깃발에는 이렇게 써져 있습니다. 빡세게, 끈질기게, 끝까지!

예전에 즐겨 부른 노래 중 이런 가사가 있었죠.
질긴놈이 승리한다!

이명박 정권은 3년의 집권기간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좌절을 주었지만 우리 국민들 가슴에는 다시 희망의 불이 솟고 있습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조직하고 스스로 결심하여 반드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의지이며 더 나은 민주세상, 평화로운 통일세상을 지향하는 꿈을 버리지 않고 끈질기게 싸우는 그것이 가장 큰 희망입니다.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자에게 그 누구도 권리를 거저 주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 평화롭게 살 권리, 일할 권리, 잠을 자고 생활할 권리...
이런 기초적인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하는 오늘은 힘들지라도 모두의 힘이 하나 하나 모여 거대한 파도가 된다면 우리의 내일을 찬란할 것을 믿습니다.




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센터는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합니다.


* 해고, 임금체불, 산재 등 노동관련 상담을 무료로 해드립니다.
   블로그 : http://equallabor.tistory.com/
   이메일 : equallabor@hanmail.net
   전   화 : 070-4120-6150

 

 

Posted by 안양비정규직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