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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조원 208명 ‘무더기 징계’



법원 ‘노사 석달 대립’ 중재 불구 27명엔 해고통보
노조 “사쪽, 단체협약 어겨”…특별근로감독 요구

 

» 25일 오전 대전 서구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충남 아산 유성기업과 금속노조 조합원 등 30여명이 유성기업 사쪽의 조합원 대량징계 철회와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단식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고, 트위터로 회사를 ‘비방’했다고 출근정지 두달 먹고, 공장 복귀 뒤 산재를 당했다고 출근정지 석달이래요. 이게 말이 됩니까?”

직장폐쇄 철회와 공장 복귀를 놓고 석달여 대립하다 지난 8월 법원의 중재로 극적인 타협을 이룬 충남 아산 유성기업에서 노조원 수백명이 무더기로 징계를 당하자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5일 유성기업과 금속노조 조합원 등 30여명은 대전 서구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쪽이 현장복귀 뒤 일방적인 업무 재배치, 노조 사무실 출입통제, 용역을 내세운 노조활동 감시뿐 아니라 노조와의 모든 대화를 거부하더니 급기야 해고 23명을 포함해 조합원 106명에 대한 징계를 강행했다”며 “상호 신의성실에 의해 지켜야 하고 위반했을 때에는 책임을 져야 하는 노사 합의서와 단체협약을 사쪽이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밝힌 징계 내용을 보면, 지난 18일 공고된 1차 징계 대상자 106명 가운데 해고 통보를 받은 23명은 대부분 노조 전·현직 간부들이다. 또 지난 24일 사쪽은 해고 4명, 출근정지(1~3개월) 7명, 정직(10일~1개월) 39명 등 102명을 2차 징계 대상자로 결정했다. 조합원 90여명에 대해서는 17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법원에 낸 상태다.

노조는 직원 해고의 경우 노사 동수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 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하도록 한 단체협약을 사쪽이 어겼다며 징계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한 조합원의 부인은 “회사에서는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이것저것 다 걸어서 징계를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홍종인 유성기업 노조 아산지회장은 “대의원과 조합원을 상대로 해고 또는 출근정지를 시킴으로써 사실상 노조 무력화를 시도하는 것도 모자라, 노조 사무실 출입을 4명으로 한정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사쪽은 심지어 해고를 다투는 사람은 해고자로 볼 수 없는데도 노조와의 대화를 막으려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의 “노동관계법령·단체협약·취업규칙 및 근로계약 등에 규정된 근로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노사분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 우려가 큰 사업장”이라는 조항을 들어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요구하고 유시영 대표이사의 불법·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도 촉구했다.

이날 이기봉 유성기업 아산공장장 등 사쪽 책임자들은 외부 출장을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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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7000만원 오보' 날릴 때, KBS는 뭘 했나?"

KBS새노조, 주례연설 폐지 요구

기사입력 2011-05-30 오후 5:54:59

유성기업 사태를 "연봉 7000만 원 받는 근로자들의 불법파업"이라고 맹비난한 이명박 대통령의 30일 라디오 주례연설에 민주노총이 발끈한데 이어 언론노조 KBS본부는 아예 주례연설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KBS가 대통령의 '오보'를 제대로 걸러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해당 기업을 직접 거론하진 않고 "평균 2000만 원도 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아직도 많지만 그 세 배 이상 받는 근로자들이 파업을 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최근 주간2교대근무제를 놓고 노사 갈등을 일으킨 유성기업을 겨냥해 노조를 일방적으로 비난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불법파업'과 '7000만 원'은 사실 관계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파업은 노조가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쳐 찬반투표 후 결정한 적법한 절차고, 오히려 노조가 전면 파업을 들어가기도 전에 직장폐쇄를 단행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조사하라는 요구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청문회에서 노조의 시설 점거만을 문제삼았을 뿐 쟁의행위의 정당성은 인정한 바 있다. 공격적 직장폐쇄 여부와 이에 따른 시설점거는 정황을 따져봐야 할 사안임에도 대통령이 나서 '불법파업'으로 선을 그은 셈이다.

'연봉 7000만 원'설 역시 유성기업의 직장폐쇄 직후 일부 일간지와 경제지 등을 통해 보도되었지만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었다. 이후 노조의 자체 조사 결과와 임금대장 공개 등을 통해 노조 조합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16년을 넘고, 이를 감안한 평균 연봉이 세금 포함 5419만6995원이었다는 게 드러나기도 했다.

'7000만 원' 발언은 이후에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등의 입을 통해 재기사화되는 등 유성기업 노조 파업을 비난하는 근거로 활용되어 왔다. 이날 라디오 연설 이후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7000만 원이라는 수치는) 고용복지수석실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특히 숫자 같은 것은 사실관계를 잘 확인해서 (연설문에) 쓴다"라고 말했다.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사실 관계 여부를 떠나서라도 연봉격차를 이유로 파업을 비난하는 대통령의 발언이 정당성을 갖는 것도 아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연봉 논란은 그 소식을 접한 기자 사회에서조차 반성의 목소리가 나온지 오래"라며 "대통령쯤이면 연봉이 얼마네 하며 국민정서나 자극할 게 아니라 헌법적 노동기본권은 연봉에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주어진 권리라는 정도는 알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이용해 파업을 비난한 발언은 더욱 개탄스럽다. 이명박 정부는 한 번이라도 비정규직 대책을 마련한 적이 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이날 오후 성명에서 "사실 왜곡하는 대통령 주례연설을 즉각 폐지하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연설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헌법이 규정한 노동자의 기본권한을 급여의 수준에 맞게 판단하는, 대통령으로서 해서 안 되는 커다란 과오를 범했다"며 "해당 사업체의 평균 연봉이 7000만 원이라는 자료는 이미 오보로 확인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대통령이 온 국민을 상대로 왜곡된 사실을 일방적으로 전파할 동안 KBS는 무엇을 했나"라며 "어떠한 검증이나 편집 없이 초헌법적인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전국에 방송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공 프로그램으론 이례적으로 해당 데스크(부장)가 직접 청와대에 들어가 제작하는 대통령 라디오 연설의 기형적 제작 관행은 공영방송인으로서는 부끄러운 KBS의 자화상"이라며 김인규 KBS 사장의 사과 방송과 책임자 문책, 주례연설 폐지를 요구했다.
 

/김봉규 기자,윤태곤 기자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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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비정규직도 많은데 연봉 7000 받으며 불법파업"

자살 속출하는 쌍용차는 '극찬'…'노조 때리기'는 다목적용?

기사입력 2011-05-30 오전 7:51:01

이명박 대통령이, 주간 2교대와 월급제 등을 요구하다가 공권력에 의해 와해된 유성기업 노동조합 파업을 맹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오전 라디오 연설에서 "연봉 7000만 원을 받는다는 근로자들이 불법파업을 벌인다"면서 해고노동자들의 자살이 줄줄이 이어지는 쌍용자동차 사례를 극찬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재직 당시 부터 노조와 충돌을 빚었던 이 대통령은 취임 전에도 노조 폄하 발언으로 보수적 지지층을 결집시키곤 했다. 노조에 대한 이날의 공세는 이 대통령의 평소 인식, 노동운동의 예봉을 꺽고자 하는 의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좌클릭하고 있다'는 재계의 반발에 대한 고려 등이 두루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권력 투입으로 해산됐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물리적 저항도 하지 않았던 유성기업 파업을 이 대통령이 다시 끌고 나온 것 자체가 '정무적 판단'에 의한 것이란 이야기다.

"이젠 국민이 결코 용납치 않을 것"

이날 이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인 은진수 전 감사위원 사태 등에 대해선 "근래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인해서 서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크게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번 저축은행 비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히 다스리겠다는 당초 약속대로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간략히 언급하는데 그쳤다.

대신 그는 "이런 가운데 연봉 7000만 원을 받는다는 근로자들이 불법파업을 벌이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면서"평균 2000만 원도 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아직도 많지만 그 세 배 이상 받는 근로자들이 파업을 한 것"이라며 파업에 대한 공분을 유도했다.

그는 "이번 경우는 단순히 그 기업만의 파업이 아니라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다"면서 "한 곳의 파업으로 전체 산업을 뒤흔들려는 시도이젠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여러분 기억하시겠습니다만 쌍용차의 경우 파업 사태 전까지는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106 시간이 걸렸다"면서 "그러나 노사관계가 안정된 뒤에는 38시간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차 한 대 만들던 시간에 이제는 세 대를 만들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라면서 "쌍용차의 경우 지난 2009년 큰 갈등을 겪은 뒤에 기업도, 노조도 변화해서 적극적으로 노사상생 프로젝트를 실천했다"고 말했다.

자살자 속출로 사회문제되는 쌍용차가 모범사례?

이날 이 대통령은 유성기업 노조를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연봉 7000만 원' 주장에 힘을 실으며 맹비난 했다.

또한 자신들은 별다른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비정규직 문제를 언급하면서 정규직 노조를 공격한 것은 전형적 노노갈등 유도책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연봉 2000만 원의 비정규직'을 언급했지만 그는 한 달 100만 원도 못 받는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파업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 적이 없다.

이밖에 무급휴직자들의 자살이 이어지면서 사회문제화가 되고 있는 쌍용자동차를 모범 사례로 든 것도 적잖은 반발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대통령은 "노조의 불법파업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사례에도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유성기업 사측 역시 파업 이전에 공세적 직장폐쇄로 맞선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축은행 사태도 터졌는데 왠 파업이냐"는 이 대통령이 노정 간 충돌을 마다할 것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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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달려갈 때마다 사람들이 퉁퉁 튕겨져 나왔다”
시위현장 덮친 대포차에 유성기업 노조원 13명 부상
테러 주인공은 불구속, 합법파업 노동자들은 구속
하니Only 박수진 기자기자블로그
» 유성기업에서 근무한 지 18년째 되는 박○○(36)씨는 이날 뒤에서 돌진한 카니발 차량에 부딪쳐 귀와 옆머리가 찢어지고 무릎·어깨에 타박상을 입고 입원 치료중이다. 미혼인 박씨는 걱정하실까봐 부모님께는 사고 사실을 알리지도 못했다. 사진제공 금속노조 충남아산지부
‘퍽, 퍽, 퍽, 퍽’ 소리가 났다.

5월19일 오전 1시20분께. 박아무개(36)씨가 뒤돌아봤다. 회색 카니발 차량 한 대가 헤드라이트도 켜지 않은 채 박씨에게로 돌진했다. 부딪히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1분쯤 지났을까. 귀가 많이 아팠다. 피가 흐르는 게 느껴졌다. 동료들이 ‘정신을 놓으면 안된다’ ‘119를 불러라’ 말하는 소리들이 희미하게 들렸다. 죽는 건 아닌지 무서웠다. 인도로 올라오는 턱이 꽤 높았는데 차량이 막무가내로 돌진하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안에 있는 ㄷ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귀를 꿰매는 수술을 했다. 의사는 “조직이 죽어 재생이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부어 움직일 수 없고, 옆머리도 꿰맸다. 무릎·어깨에 두루 타박상을 입었다.

 

퍽, 퍽, 퍽 하더니 13명 쓰러져

박씨는 유성기업 충북 영동공장에서 18년째 일해왔다. 몇 년을 빼고는 거의 야간조로 일했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내내 서서 일한다. 야간근무를 한 뒤로 소화가 안 되기 시작했고, 낮에는 잠이 안 와 늘 피곤했다. 박씨는 ‘24시간 맞교대’에서 ‘주간 연속 2교대’로 근무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그나마 희망을 걸었으나 회사의 불성실한 교섭 자세로 여전히 야간근무 중이다.

사고 직전인 5월18일에도 박씨는 야간조로 밤 10시에 출근했다. 출근했더니 회사가 ‘직장폐쇄’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박씨는 동료 60~70명과 함께 충남 아산공장으로 향했다. 자정쯤에 도착했다. 1시간쯤 뒤 회사에서 고용노조 감시원(용역)들이 주위를 돌고 있는지 200여명의 조합원들이 살피러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얼굴뼈가 부러진 김아무개(46)씨는 아예 사고 당시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0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용역 찾기 작업을 끝내고 회사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 달려들었다. ‘퍽’ 부딪혔고 정신을 잃었다. 병원에서 1시간 반 수술을 했다. 김씨는 “정신을 차린 뒤 인터넷에 돌아다닌다는 내 사진을 보니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고 말했다. 사고 직후에는 왼쪽 어깨에 감각이 없고 움직일 수 없었다. 계속 물리치료를 받아 일주일이 지난 26일에는 움직일 수 있고, 감각이 느껴진다. 대신 감각이 온통 통증이어서 아프다.

» 유성기업에서 근무한 지 20년이 넘는 김○○(47)씨는 뒤에서 돌진한 카니발 차량에 부딪쳐 얼굴뼈가 골절되고 어깨 마비, 전신 타박상 등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사진제공 금속노조 충남아산지부
4명 치더니 액셀 더 밟아  

현장에 있었던 김아무개(34·유성기업 노동자)씨는 사고 당시를 “아비규환”이라고 말했다. 도로는 왕복 2차선 도로였다. 조합원들이 용역차를 발견하자, 앞에 서 있던 승용차가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려나갔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차량 앞을 막아섰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을 제치고 가버렸다. 헤드라이트 덕에 사람들이 차량을 인지할 수 있는 게 다행이었다.

그러나 문제의 카니발 차량은 달랐다. 앞의 승용차가 달려간 뒤 갑자기 시동을 걸었다. 차량 근처에 서 있던 사람들은 엔진 소리에 피했지만 뒤쪽에 서 있는 사람들은 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몰랐다.

김씨는 대열의 맨 뒤에 서 있었다. 김씨는 뒤에서 “비켜, 비켜” 소리쳤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미처 듣지 못했다. 카니발 차량은 처음에 4명의 사람을 치었다. 그런데,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액셀을 더 밟았다. 김씨는 “처음에는 시속 20~30㎞정도로 달리는 것으로 보였어요. 그런데 사람을 한 명씩 4명을 치고 나더니 그 다음에는 시속 50~60㎞로 달렸어요. 그러고는 인도에 있는 사람들 7명을 차례로 치면서 속도를 더 올려 붕~ 하고 달려나갔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차가 지나갈 때마다 마치 영화에서처럼 사람이 퉁퉁 튕겨져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 치인 사람들은 옆으로 픽 쓰러지는 정도였으나 나중에 치인 사람들은 차량 위로 붕 떴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너무 높이 떠서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테러 주인공은 불구속, 합법파업 노동자들은 구속 

총 13명에게 부상을 입힌 운전자 이아무개(25)씨는 누구일까. 노동조합은 즉각 “회사가 고용한 용역직원”이라고 주장했다. 사고에 이용된 카니발 차량은 소유주가 명확치 않은 일명 ‘대포차’였다.

 이씨는 사고를 내고 약 300m가량을 더 달린 뒤 차를 두고 도망갔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2시께에 충남 아산경찰서로 찾아가 자수했다. 애초 이 사고는 아산경찰서 교통조사계에서 ‘뺑소니 교통사고’로 수사 중이었다. 이씨는 경찰에서 “갑자기 노조원들이 몰려와 피하려다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광철 변호사는 “이 사건의 경우 인도로 돌진한 데다, 사람을 친 것을 알고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상해를 입히며 달려나갔기 때문에 고의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과실에 의한 상해에 해당하는 뺑소니가 아니라, 살인미수나 고의상해로 수사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충남아산경찰서는 24일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등이 항의를 함에 따라 이 사건을 재수사한다는 입장을 뒤늦게 밝혔다.

 ‘대포차 돌진 테러’ 발생 닷새 뒤 노동조합의 합법파업은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됐다. 500여명의 노동자가 현장에서 체포됐으며, 그 중 100여명은 26일 오후 4시 현재까지 경찰에 잡혀있다. 13명을 고의로 들이받은 이씨는 불구속상태다. 대한민국 법치의 저울은 과연 공정한가.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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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7천만원 귀족들의 알박기 파업? 진실은…"

[현장] 유성기업 파업 현장 가보니…

기사입력 2011-05-25 오전 9:35:37

불과 연간 2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일어난 노사분규가 일주일간 전국을 뒤흔들었다. 재계는 즉각적인 공권력 투입을 외쳤고, 정부 장관은 '연봉 7000만 원 귀족노조'를 비난했으며, 경찰은 파업 주동자 체포에 나섰다. 주요 언론은 그들의 주장을 검증 없이 받아들이며 '불법' 딱지를 붙였다. 일개 중견기업의 생산 중단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요동친 것도 의외의 일이었지만, 24일 농성 조합원 전원 연행으로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그들이 무엇 때문에 파업을 했고 라인을 멈춰야 했는지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더 비극이었다. 유성기업 얘기다.

24일 강제연행이 시작되기 5시간 전인 정오께 충남 아산 둔포면 운용리 유성기업 아산공장을 찾았다. 공장 입구로 들어서는 굴다리엔 사측 관리자들이 공장 가동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그늘에 앉아 있었다. 굴다리를 지나 200여 미터를 걸으니 유성공장 정문을 지키고 있는 금속노조 소속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보였다. 그들은 언론에 대해 극도의 불신감을 보였다. "알박기 파업", "연봉 7000만 원 귀족노조"라는 일간지와 경제지 헤드라인을 아침에 마주했기 때문이다. 농성장 취재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사이 들렸던 잡담의 화두는 단연 '7000만 원'이었다.

"7000만 원 이래. 니 7000만 원 버나?"

"택도 없다. 내가 4000만 원 받는다."

"내가 7000만 원 받았으면, 한 달 월급얼마가 됐겠나? 나 지금 한 달 용돈이 15만 원이다. 15만 원. 도대체 7000만 원 받는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야? 부사장들이 그 정도 받을까?"
▲ 24일 오후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공장을 점거한 충남 아산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구호와 노래를 외치고 있다. ⓒ프레시안(김봉규)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말하는 '7000만 원'의 실상

이날 오후 1시 금속노조와 유성기업지회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완성차 대기업 공장의 라인 정지가 우려된 주말을 기해 비토하는 목소리로 돌아선 언론이 쏟아낸 보도에 대한 반론 성격이 짙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이날 자체 조사임금 현황을 공개했다. 500여 명인 조합원 평균 연봉은 2010년 8월 기준 5419만6995원이었고 주간에만 근무하는 조합원은 약 5138만 원, 주야 맞교대로 근무하는 이들은 평균보다 조금 많은 약 5552만 원을 받았다. 연장근무수당, 심야근무수당을 비롯한 각종 수당을 더한 금액으로 세금을 제하지 않은 수치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사회 화두로 떠오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이 없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이 '7000만 원'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높은 수준'이라 여겨질 수 있다. 소위 '귀족 노조'론의 주된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합원 인적 구성을 보면 평균 연령은 41.7세, 평균 근속연수가 16.1년이다. 20년 이상 일한 조합원이 3명 중 1명꼴이고, 30년 이상 일한 이들도 6.14%에 이른다. 연봉 7000만 원은 6.14% 중에서도 잔업과 특근을 꽉 채우는 극히 소수의 노동자들이 받는 돈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농성장에서 8년차 노동자의 임금 대장을 훑어봤다. 지난 4월 그가 받은 급여는 251만4000원. 기본급은 절반도 안 되는 123만4300원이었고 연장근로수당과 심야근로수당, 휴일수당이 합쳐 91만 원이 넘었다. 잔업과 특근을 합쳐 주당 66시간을 넘게 일한 셈이다.

여기에 위험한 작업을 할 때 붙은 유해위험 수당과 생산장려금, 근속수당, 가족수당 등이 더해진다. 여기에 의료보험과 국민연금, 갑근세, 대출금 등 공제액이 108만4000원으로 이달에 손에 쥔 돈은 150만 원도 되지 못한다. 명세서를 보여준 조합원은 "이 친구가 이 돈으로 아내와 두 딸을 벌어 먹인다. 이러고도 연봉 7000만 원 운운하나"라고 말했다.

▲ 유성기업 파업 및 공장 폐쇄 소식이 들렸을 때 언론이 주목했던 건 파업의 원인이 아닌 이들이 만드는 피스톤링이었다. ⓒ프레시안(김봉규)

파업은 왜 일어났을까?

이들이 '강성 노조' 덕에 하는 일에 비해 과도한 임금을 받는 것일까? 완성차 업계가 '대혼란'에 빠진 원인이 된 피스톤링 생산 공정을 둘러봤다. 피스톤링은 11개 공정으로 나뉘어 제작된다. 쇳물을 녹여 금형에 붓고 직경 약 10센티미터 가량의 피스톤링 원형을 만든다. 이를 연마해 두께 1밀리미터 가량의 얇은 고리로 다듬고 겉면을 가공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설명으로는 간단하지만 고된 육체노동과 1급 발암물질을 이용하는 도금 공정도 포함되어 있어 그리 녹록치 않다.

공정을 설명한 9년차 조합원 김 모(37) 씨는 "쇳물을 붓는 과정만 해도 설비만 움직이면 될 것 같지만 직접 쇳물에 쇠막대기를 집어넣어 전신을 이용해 들어 올리는 작업을 반복한다"며 "라인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 근골격계 질환"이라고 말했다. 유성기업은 몇 해 전에도 노동부가 실시한 산재사고 실태조사에서 근골격계 질환 발병률 최상위에 꼽혔다고 한다.

고된 노동에 더불어 노동자의 몸을 좀먹는 게 야간 근무다. 야간조는 오후 10시부터 8시까지 일하는데 집중력이 떨어지는 야간에 일하게 되면 몸도 쉽게 더 지치고 생산성도 덜하다. 올해 초에는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야간조 노동자가 주간조 배치를 희망하다 임금의 70%만 주겠다는 사측의 대답을 듣고 괴로움에 목을 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년간 유성기업에서 야간조 노동자 중 돌연사하거나 뇌출혈 등으로 사망한 이가 3명이다. 주의력이 떨어져 화상을 입거나 약품 등이 몸에 묻는 사고도 비일비재하다.

ⓒ프레시안(김봉규)

때문에 산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장시간 근로를 줄이고, 야간근무를 되도록 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노조는 IMF 이후 생산량이 줄어든 걸 계기로 개인당 월 140시간에 이르던 잔업을 80시간까지 줄이고 줄어든 잔업수당을 기본급 인상으로 보충하려 노력해 왔다. 2009년에는 주야간2교대제를 주간2교대제로 바꾸는데 사측과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올해 특별교섭에서 주간2교대제 전환에 따른 세부 계획과 월급제 등 임금체계 개편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교섭장에서 사측은 교대제 전환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노조 간부를 맡고 있는 이 모 씨는 "주간교대제를 시행하면 생산량이 줄겠지만 이는 설비, 고용을 늘리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야간조가 주간에 일하면 생산성이 더 오르는 이점도 생긴다"며 "이런 점을 사측에 계속 예기했지만 임금을 낮추지 않는 생산량 감축은 안 된다는 입장만 고수했다"라고 말했다.

생산 단가를 올려 이익을 낸 후 설비 등을 확충하는 방법을 없었을까? 김 씨는 "회사가 주주 배당을 주당 100원씩 할 정도로 이익이 좋은 편인데 으레 (납품하는) 현대자동차 쪽에서 '너무 많이 가져가는 거 아니냐'며 단가 인하 압력을 준다"라며 "유성기업은 국내 피스톤링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기업인데 대기업의 압력에 밀려 가격도 못 올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성과가 대기업의 압력에 밀려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데 부정적이라는 말이다.

▲ 사측으로부터 보내진 경고 문자 메시지 ⓒ프레시안(김봉규)
김성태 유성기업지회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0차례가 넘는 특별교섭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어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등 절차를 밟은 후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78%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며 "18일 오후 1시30분부터 2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한 후 정상적인 조업을 했는데 (전면파업 전인) 야간조 교대시간에 사측이 직장 폐쇄를 하고 용역 직원을 공장에 투입했다"라고 말했다.

그날 야간조 조합원들은 용역 직원을 공장 밖으로 몰아내고 차량에서 이들을 감시하던 용역 직원 2명을 내쫓으려 했다. 차를 몰고 자리를 피한 두 대의 차는 막다른 곳에 이르자 차를 돌려 반대방향으로 달아나려 했다. 조합원들은 차가 돌아서자 인도로 몸을 피했지만 뒤따라오던 차량이 시속 30~40킬로미터의 속도로 인도를 넘어 조합원들을 치었고, 8명이 목뼈 골절 등의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갔다. 노조는 공장을 점거하고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사측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자수한 용역직원을 뺑소니 혐의로 조사했을 뿐이었다.

공권력 조기 투입으로 막힌 이들의 요구

제조업 공장 중 주야2교대제를 주간2교대제로 바꾼 기업이 두원정공 등 손에 꼽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유성기업 노조의 시도는 선도적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금속노조가 공개한 유성기업 문건에서 '현대·기아차 교대제 전환 후 논의'라는 문구가 발견되었듯 사측은 대기업의 비위를 건드리는 걸 망설였고, 파업의 본질이 드러나지도 못한 채 이날 공권력의 조기 투입으로 봉합되고 말았다.

이날 오후 2시 유성기업지회와 유시영 유성기업 사장은 면담을 갖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지회는 사측이 직장폐쇄를 해제하면 즉각 업무에 복귀하며, 파업에 따른 고소·고발 등에 대한 사안을 전제로 걸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3일 앞서 열린 교섭에서 공장 점거를 먼저 해제하면 조합원들을 선별적으로 복귀시키겠다고 밝혔던 사측은 이날은 교섭 자체를 거부했다.

이후 공권력 투입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오후 4시경 전날 포클레인을 동원해 공장 주변 철조망을 걷어낸 경찰은 31개 중대 2500명의 병력을 투입해 조합원 500여 명이 모여 있는 생산2과(캠 샤프트) 공장을 포위했다.

▲ 조합원들은 스크럼을 짜고 연행에 저항했지만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진 않았다. ⓒ프레시안(김봉규)

공장장인 이기봉 전무에게 공장 안 진압과정에서 설비가 손상될 경우 경찰에게 책임이 없음을 확인하던 경찰은 호송 차량 도착도 지연돼 오후 5시가 되어서야 공장 안으로 진입했다. 공장 빈 공간마다 십 수 명씩 모여 있던 조합원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스크럼을 짰지만 한 명씩 끌려나와 연행되는 과정에서 특별한 저항은 하지 않았다. 6시까지 경찰은 공장 안 조합원을 전원 연행했고 정문을 지키던 사수대 100여 명도 함께 후송했다. 이들은 서산·아산·예산·평택 등의 경찰서로 흩어져 조사를 받고 있다.
 

Posted by 안양비정규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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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들어가기 싫다. 너무 힘들다” 하더니 결국…
유성기업 ‘24시간 맞교대’에 1년 6개월 사이 조합원 5명 목숨 잃어
밤에 잘 권리는 ‘삶의 질’ 문제…평균임금 7000만원도 사실 아냐
하니Only 박수진 기자기자블로그
» 회사 쪽의 직장폐쇄에 맞서 노동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의 정문에서 한 조합원이 23일 오후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경계근무를 서는 다른 조합원과 무전을 주고받고 있다. 아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밤에는 자고 싶다는 게 뭐 그렇게 무리한 부탁입니까?”

홍종인 유성기업 노동조합 아산지회 노동안전부장의 절규다.

유성기업은 자동차 엔진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피스톤링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모든 완성차 부품 회사는 현재 24시간 맞교대를 한다. 유성기업의 경우 주간근무는 아침 8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야간근무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일한다. 주간조와 야간조의 교대 주기는 1주일이다. 1주일은 계속해서 밤 10시부터 하루를 꼬박 새고 다음날 오전 8시에 퇴근하고, 그 다음주에는 다시 또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7시30분에 퇴근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쉬지 못하고 일한 극단적인 결과는 ‘죽음’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이 회사에서 20년 일한 장아무개(49)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홍 부장이 전한 그의 죽음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형님이 돌아가시기 한달 전부터 가족들에게 ‘야간 들어가기 싫다. 너무 힘들다’는 말씀을 계속 하셨대요. 작년에 생산2과에서 계속 야간 노동을 했거든요. 계속 밤에 일했더니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상하다고 해서 병원에 갔어요. 우울증, 공황장애 증세를 보인다고 해서 정신과 진료를 받으셨어요. 진료를 받으면서 일을 하던 중에 허리를 다치셨어요. 그런데 치료를 받으며 일을 하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병원에 갔더니 척추협착증인데 퇴행성이래요. 나이가 들면 생기는 병이라는 거죠. 결국 근로복지공단에서 퇴행성이기 때문에 산재가 안된다고 했고, 20년을 일한 형님은 엄청나게 박탈감을 느꼈어요. 어떻게라도 우리는 지금 작업의 절반만 하는 게 좋겠다라고 했는데 관리자들이 ‘생산물량’이 달리니까 형님을 계속 닦달한거죠. 그러던 와중에 형님이 집에서 목을 매고 돌아가셨어요. 주간 2교대 노조가 협상한다고 하니 그때까지만 참아보겠다’는 말씀도 하셨대요. 그러다 결국 집에서 목을 매고 돌아가셨죠. 저는 이 자살 자체를 산재로 진행해보려고 했는데 유가족이 너무 힘들어하셔서 포기했어요”

이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돌연사한 유성기업 조합원은 1년 6개월 사이에 무려 5명이다. 이정훈 유성기업 조합원은 “야간근로를 1년 이상 한 조합원들 얼굴을 직접 보면, 30대는 40대 같다. 병자같다”며 “밤새 일하고 집에 가면 잠이 잘 오지 않아, 야간근로를 하는 동안은 계속해서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야간근로의 위험성은 이미 학계에서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류현철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의학과장은 “기본적으로는 수면장애가 오고 이에 따라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고, 당뇨병, 혈압, 천식 등 이미 갖고 있던 질환들이 악화되는 것이 문제”라며 “최근에는 암과의 연관성도 밝혀지고 있는데 여성의 경우 유방암과의 연관성이 학계에 밝혀졌고,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 대장암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류 과장은 “기본적으로 건강한 사회생활 자체가 불가능하고 그로 인한 심리적 문제, 이를테면 우울증이 생길 경우 야간교대를 지속할 경우 치료가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교대했을 때 사람에 따라 교대부적응증후군이 생겨 생리적 적응이나 심리적 적응이 어려운 사람들도 많이 생긴다.





이런 명백한 위험성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주·야간 맞교대를 점차 없애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를 없애는 것조차 ‘돈’의 문제로 보고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공권력으로 진압하고 있다.

유성기업 노조원들은 이들의 평균임금이 7000만원이라며 ‘귀족노조’라는 딱지를 붙이는 데 대해 또 한 번 절망했다. 홍 부장은 “입사한 지 30년이 된 형님이 있어요. 주간근무만 하고 매달 잔업을 80시간씩 꽉꽉 채워서 일해서 받은 연봉이 6200만원입니다. 세금을 떼지 않은 금액이예요. 기본급이 7000만원인 게 아니라 야간조일때 매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10시간을 일하는데 그 가운데 야간수당, 심야근로수당, 거기에 추가로 잔업하면 잔업수당까지 모든 수당을 다 더해서 7000만원을 받은 경우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에 입사한 홍부장 자신도 노조 일때문에 주간근무, 한 달 평균 잔업 20여시간을 해서 지난해 받은 연봉이 3990만원선에 불과하다. 노조 관계자들은 평균임금은 410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조합원은 “이게 많이 받은 겁니까, 밤새 일하고, 잠도 못자고, 수당 다 더해서 이렇게 받는 게 정말 많이 받는 거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반문했다.  

홍종인 부장과 통화를 한 지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24일 오후 4시께 경찰은 31개 중대 2000여명의 공권력을 투입해 이들을 즉각 연행했다.

밤에 잠을 잘 권리는 ‘삶의 질’의 문제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유성기업 노동조합에서 요구하는 주간 2교대 근무는 장시간 노동·심야근로로 악명높은 우리나라 근무체제를 바꾸고, 근로시간을 줄여서 일자리를 늘리고 고령화에 맞는 근로 패턴을 만든다는 점에서 전향적이면서도 매우 중요한 변화”라며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파업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의 질을 요구하는 파업에 대해 대화나 조정이 아닌 급격한 공권력의 개입으로 제압하는 것은 더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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