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재앙에 대비하는 것과 재앙을 막는 것


방금전, 민방위 훈련이 끝났습니다.
민방위 훈련 사이렌 소리를 듣고야 아, 오늘이 15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12월에는 연평도 사건으로 대규모 전쟁대비 훈련이 있었는데 오늘 민방위 훈련의 주제는 무엇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동해안 지진해일 대비라고 합니다.
일본 지진이 엄청난 규모인만큼, 해일이 태평양만 건너갈 거라 낙관할 수도 없고, 편서풍의 바람으로 우리나라에는 이상이 없다지만, 방사능도 걱정되는 것은 맞습니다.

일본의 대지진 이후, 일본현지에 사시는 분들이 침착한 일본인들의 대응에 대해 여러 글을 올리시고 많은 분들이 그런 글을 보며 과거에 악연은 있으나 힘겨운 고통 속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는 일본인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것도 봤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본인들의 침착한 대응에는 기본적으로 국가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있더군요.
지진이 잘 일어나는 나라이니 지진이 일어났을 때 대피하는 훈련이 평소에 잘 되어 있는 것과 함께 구제과정이 어떠한지도 잘 알고 있기에 참고 기다릴 수 있다는 글을 보며 훌륭한 시민의식은 결국 국가가 만들어내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2월 15일 민방위 훈련 당시 광화문의 모습

이런 일본의 모습과 다르게 우리에게 이런 일이 닥쳤다면 과연 어떠했을까요?

가장 최근에 비교할 만한 것이라면 아무래도 연평도 사건때가 아닐까 합니다.

군사훈련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의 진위여부를 떠나 갑자기 생활터전에 폭탄이 떨어지고 살고 있던 집을 떠나 배를 타고 먼 육지에 와서 불편하게 사셔야 했던 연평도 주민들의 사연은 이미 오래전에 많은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앞에서는 북에 대해 강경대응을 운운하는 정부가 정작 피해자인 연평도 주민들에게 얼마나 서운하고 속터지게 했는지 말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고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을때 망연자실이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다시 살아갈 용기와 도움이 보장된다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지푸라기같은 희망의 한자락을 느끼겠지요.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의 안전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환경재난에 대한 대처방법은 잘 되어 있는지, 국가와 사회적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 대한 구제 시스템은 잘 되어있는지 말입니다.


또 하나 연평도 때 민방위 훈련을 생각하며 든 생각은 이렇습니다.

재난에는 어쩔 수 없는 천재가 있고 사람이 잘못하여 만든 인재가 있습니다.
일본의 지진이 천재라면 연평도 사건은 그야말로 인재였습니다.

모든 전쟁은 인재입니다.
정치적이고 현실적인 판단, 미래를 예측하는 안목, 전체 정세를 바라볼 줄 아는 폭넓음에 아량과 배포,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을 생각하는 자세가 사실, 일본의 지진보다 더 무서울 전쟁을 막습니다.

인재는 일어나고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것을 대비하여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안심하게 일을 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사전에 막아야 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재난을 보며 다시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전쟁이란 인재는 미리 막고 지진과 수해, 혹은 우려되는 방사능과 해일 등 천재는 대비하는 정책이 지금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민방위 훈련이 막 끝난 무렵인데 사람이 찾아오고 이러저러 일을 처리하다보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

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센터는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합니다.


* 해고, 임금체불, 산재 등 노동관련 상담을 무료로 해드립니다.
   블로그 : http://equallabor.tistory.com/
   이메일 : equallabor@hanmail.net
   전   화 : 070-4120-6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