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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7000만원 오보' 날릴 때, KBS는 뭘 했나?"

KBS새노조, 주례연설 폐지 요구

기사입력 2011-05-30 오후 5:54:59

유성기업 사태를 "연봉 7000만 원 받는 근로자들의 불법파업"이라고 맹비난한 이명박 대통령의 30일 라디오 주례연설에 민주노총이 발끈한데 이어 언론노조 KBS본부는 아예 주례연설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KBS가 대통령의 '오보'를 제대로 걸러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해당 기업을 직접 거론하진 않고 "평균 2000만 원도 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아직도 많지만 그 세 배 이상 받는 근로자들이 파업을 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최근 주간2교대근무제를 놓고 노사 갈등을 일으킨 유성기업을 겨냥해 노조를 일방적으로 비난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불법파업'과 '7000만 원'은 사실 관계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파업은 노조가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쳐 찬반투표 후 결정한 적법한 절차고, 오히려 노조가 전면 파업을 들어가기도 전에 직장폐쇄를 단행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조사하라는 요구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청문회에서 노조의 시설 점거만을 문제삼았을 뿐 쟁의행위의 정당성은 인정한 바 있다. 공격적 직장폐쇄 여부와 이에 따른 시설점거는 정황을 따져봐야 할 사안임에도 대통령이 나서 '불법파업'으로 선을 그은 셈이다.

'연봉 7000만 원'설 역시 유성기업의 직장폐쇄 직후 일부 일간지와 경제지 등을 통해 보도되었지만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었다. 이후 노조의 자체 조사 결과와 임금대장 공개 등을 통해 노조 조합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16년을 넘고, 이를 감안한 평균 연봉이 세금 포함 5419만6995원이었다는 게 드러나기도 했다.

'7000만 원' 발언은 이후에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등의 입을 통해 재기사화되는 등 유성기업 노조 파업을 비난하는 근거로 활용되어 왔다. 이날 라디오 연설 이후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7000만 원이라는 수치는) 고용복지수석실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특히 숫자 같은 것은 사실관계를 잘 확인해서 (연설문에) 쓴다"라고 말했다.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사실 관계 여부를 떠나서라도 연봉격차를 이유로 파업을 비난하는 대통령의 발언이 정당성을 갖는 것도 아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연봉 논란은 그 소식을 접한 기자 사회에서조차 반성의 목소리가 나온지 오래"라며 "대통령쯤이면 연봉이 얼마네 하며 국민정서나 자극할 게 아니라 헌법적 노동기본권은 연봉에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주어진 권리라는 정도는 알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이용해 파업을 비난한 발언은 더욱 개탄스럽다. 이명박 정부는 한 번이라도 비정규직 대책을 마련한 적이 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이날 오후 성명에서 "사실 왜곡하는 대통령 주례연설을 즉각 폐지하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연설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헌법이 규정한 노동자의 기본권한을 급여의 수준에 맞게 판단하는, 대통령으로서 해서 안 되는 커다란 과오를 범했다"며 "해당 사업체의 평균 연봉이 7000만 원이라는 자료는 이미 오보로 확인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대통령이 온 국민을 상대로 왜곡된 사실을 일방적으로 전파할 동안 KBS는 무엇을 했나"라며 "어떠한 검증이나 편집 없이 초헌법적인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전국에 방송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공 프로그램으론 이례적으로 해당 데스크(부장)가 직접 청와대에 들어가 제작하는 대통령 라디오 연설의 기형적 제작 관행은 공영방송인으로서는 부끄러운 KBS의 자화상"이라며 김인규 KBS 사장의 사과 방송과 책임자 문책, 주례연설 폐지를 요구했다.
 

/김봉규 기자,윤태곤 기자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



Posted by 안양비정규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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