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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죠"


"하루하루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죠"

연합뉴스 | 김광호 | 입력 2011.08.30 11:52 | 수정 2011.08.30 13:57

쌍용차 사태 2년..해직ㆍ휴직자 생활고 계속

(평택=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자살도 시도했었지요. 지금은 막노동을 하면서 하루하루 어렵게 살며 복직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2년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파업사태 때 무급휴직자가 돼 2년째 복직을 기다리고 있는 이모(44) 씨의 말이다.

쌍용차의 파업사태가 종료되면서 이씨를 포함해 쌍용차 직원 462명(1명 사망)이 무급휴직에 들어갔고, 159명이 해고됐다.

또 1천500여명이 희망퇴직을 했으며, 처음에는 해고자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후 파업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44명의 직원이 회사로부터 해고 또는 정직 등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파업사태 종료 직후인 2009년 8월15일 무급휴직에 들어간 이씨는 현재 막노동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나마 일거리도 많지 않고, 일거리가 있어도 건강이 좋지 않아 자주 일을 하지도 못하고 있다.

매월 평균 소득은 쌍용차 근무 당시의 15분의 1도 안되는 30만~4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 아내가 취업해 벌어오는 110여만원의 월급으로 고2, 중3, 초등 5학년인 세 딸의 교육비를 대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씨는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2년간 갖고 있던 아파트를 팔고 전세, 월세, 지하 방 등을 전전하다 최근 17평 임대아파트로 이사했다. 보험과 적금 등도 모두 해약해 생활비로 썼다.

이씨는 "아빠의 휴직을 지켜보는 딸들이 내 건강 걱정을 많이하고, 다른 가정의 아이들보다 훨씬 성숙해 진 것은 물론 밝은 표정을 지으려고 애쓰는 것 같다"며 "이런 모습이 더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동안 심리치료를 많이 받아 마음은 좀 편안해졌습니다. 회사가 빨리 '1년후 복직'이라는 당초 약속을 지켜주길 바랄뿐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그래도 온 가족이 함께 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2월26일 이씨와 같은 무급휴직자인 임모(44세)씨가 집에서 숨진 채 아들에게 발견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임씨의 아내가 생활고 등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다.

이로 인해 고2, 중3인 임씨 부부의 두 자녀는 부모를 잃고 지금은 홍성 할머니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두 자녀는 지금도 갑작스럽게 부모를 잃은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전했다.

쌍용차 노조는 무급휴직자들이 여전히 쌍용차 직원으로 돼 있어 다른 회사 취업시 복직에 어려움이 있을까봐 취업도 제대로 못한 채 회사의 복직 약속 이행만을 기다리며 대리운전, 막노동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희망퇴직자 1천500여명 가운데 900여명도 재취업을 하지 못한 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쌍용차 출신이라는 이유로 기업들이 취업을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주위의 비아냥거림도 심한 편이라고도 했다.

노조는 쌍용차 사태로 지금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잃은 사람도 15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회사 경영상태가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급휴직자들을 2년이 넘도록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회사는 최근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인도 업체와 합병 결정 이후 직원들에게 200여만원의 격려금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사실은 회사의 경영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며 "회사는 당초 약속대로 무급휴직자들의 복직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쌍용차 정무영 홍보부장은 "노조와 합의서에 있듯이 당초 약속은 무급휴직자들을 1년 경과후 곧바로 복직시킨다는 것이 아니고 1년 후 2교대가 가능한 생산수요가 발생해 인력이 필요하면 복직시키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회사 상황이 2교대 근무를 할 만큼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 회사는 휴직자들의 복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kwang@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