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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 아름다운 세상/회원탐방

교보핫트랙스 노동조합 신은영 회원


[회원탐방]

 

노동운동은 노동자를 위한 것만이 아닌 사회적 약자 모두를 위한 운동

 

 

 

이번에는 직장에서의 일은 물론 노동조합 간부로서의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는 신은영 회원을 만났습니다. 안양1번가의 교보문고가 있는 건물을 찾으면 문구와 팬시, 음반 등을 판매하는 ‘교보핫트랙스’가 교보문고와 나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은영 회원은 핫트랙스의 노동자이자 ‘교보핫트랙스 노동조합’의 간부를 맡아 안양지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 교보핫트랙스는 어떤 곳인가요?

 

사무용품부터 음반,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아우르며 고객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판매하는 기프트 샵입니다. 쉽게 말해 커다란 문방구쯤 되겠네요.

 

 

- 근무한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입사한지 만3년이 다되어 갑니다. 입사 전에 아르바이트와 협력직원으로 근무했던 것까지 합하면 이곳에서 일한지도 6년이 넘었네요. (매장에서 각각의 상품을 안내, 판매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해당 업체에서 파견된 노동자들이고 이들 중에도 아르바이트와 정식직원으로 나뉜다. 이들이 ‘을’ 업체의 노동자인 셈이다. 백화점을 비롯한 거의 모든 판매 유통업체의 사정은 비슷하다.)

 

 

- 업무의 특성과 본인의 만족도는?

 

서비스, 유통직의 특성상 하루 종일 서서 일을 합니다. 서서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주변엔 여러 지병(?)을 앓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몸이 아픈 것보다도 마음이 아픈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좋은 분들도 많지만 아주 가끔 악의적으로 욕설이나 고함을 지르는 손님을 만나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서비스직에 회의가 들거든요. 꼼짝없이 욕을 듣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은 당해본 사람만이 아는 끔찍한 기분이죠.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회사차원에서 직원들의 마음을 위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서비스직의 경우 고객이 잘 못한 경우라도 직원이 말대꾸를 하지 못하도록 지시, 교육이 이뤄진다.)

 

그와 반대로 도움을 드렸을 때 웃으며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분을 만났을 때 가장 큰 보람과 고마움을 느낍니다. 저는 특히 나이 지긋하신 손님을 좋아하는데, 재촉하는 법 없이 느긋한 말투에 저도 덩달아 마음이 편해져서 더욱 친절하게 말씀드리게 되고 비록 찾는 게 없었더라도 정말 고맙다고 웃으며 가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 미소의 힘을 알기에 저도 다른 곳에서 물건을 살 때 점원들에게 웃어주려 노력해요.

 


- 노동조합의 간부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 노동조합을 해 오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처음 입사했을 땐 노조가 있어서 좋다는 사실만 어렴풋이 알았지 그 이상의 관심과 지식이 없었습니다. 재작년 대체휴일 관련으로 투쟁하기 시작하면서 부끄럽지만 약간의 오기로 간부 추천을 덥석 받으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아 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둘씩 보이더라고요. 노동자가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제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조합 간부직을 맡게 될 즈음에는 정치•사회 분야에 관심이 생겨 관련 책도 읽어보고 기사도 챙겨보면서 제가 매우 무지했다는 것을 26년 만에 깨달았습니다. 노동운동을 하려면 당연하게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계속 곁눈질해야 하더군요. 그리고 보다보니 진실을 가려내는 눈도 생기고 세상 보는 눈이 생기더라고요(물론 아직도 모르는 것투성입니다^^). 사회의 여러 문제들과 투쟁하는 분들을 보며 노동운동은 노동자를 위한 것만이 아닌 사회적 약자 모두를 위한 운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비정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노동조합 간부를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고 김상봉 교육실장님 덕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뵐 때마다 비정규직센터 일들을 말씀해주셔서 적잖게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 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센터 또는 회원들께 하고 싶은 말은?

 

최근에 평소 시간을 쪼개 노동법 공부를 하고 고등학교로 나가 노동지식을 학생들에게 강의하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회원님들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저도 괜스레 힘이 솟아납니다. 존경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