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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대리운전기사분들과 보낸 성탄절


모두들 성탄절 잘 보내셨는지요.
올해는 유독 연말연시 분위기가 잘 뜨지 않는 듯합니다.
아마 경제가 어려워서 사람들 마음의 여유도 없는 것은 아닐지 싶습니다.

올해 그나마 안양군포의왕 비정규직센터의 성탄절 분위기는 주연테크 노동자들을 찾아간 몰래산타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2010/12/21 - [활동소식] - 안양의 산타들은 해고 노동자들을 찾아갑니다~!!!



지난 성탄절에는 우리 사무실에서 안양지역 대리운전을 하시는 분들의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전날 전화를 받고 날이 너무 추워 낮에 사무실에 와서 난로를 펴 놓았습니다.
들어오시면서 마음이라도 따뜻하시기를 바라면서.
그러다보니 우연히 그분들 송년회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대리운전하시는 분들의 대목은 금요일이라고 합니다.
다른 요일은 쉬어도 대체로 금요일에 수입을 많이 올릴 수 있어 금요일에는 꼭 일을 하시는데
지난 금요일은 성탄절 전날이라 대리운전이 거의 없었다네요.

대체로 성탄절은 가족,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은 아이들과 보내기 때문에 일찍들 집에 들어가기 때문이라는데 그러다보니 지난 금요일에는 수입이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래저래 술 한잔 두잔 나누는 사이,
대리운전하시는 분들의 속내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보험처리문제부터 업체들에 대한 불만, 기사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요금만 싸게 책정해서 결국 수입은 적을 수 밖에 없는 문제...

문득 지난 여름에 있었던 한 대리운전기사의 죽음이 떠올랐습니다.
이날 술자리에 모인 분들은 돌아가신 고 이동국씨와 잘 알고 지낸 분들이었고
얼마전, 피해자가 집행유예로 나왔을 때 울분을 삼키던 분들입니다.

고 이동국씨 사건에 대해 법원은 피해자가 이동국씨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했습니다.
오직 운전자 폭행(특정범죄 가중처벌), 도주차량(특정범죄 가중처벌), 사고후 미조치(도로교통법 위반),, 음주운전(도로교통법위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없는 꼴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고 이동국 대리기사 사망사건' 의 1심 재판을 3일 앞둔 14일 오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대리운전기사들이 경기 의정부지법 앞에서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비상대책위 제공(한국일보)



이런 판결을 예상하고 대리운전기사들은 1심재판 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실형을 선고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어이없게도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만 것입니다.
그분들은 말합니다.
지금 최철원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분노를 해도 아마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잊을 만하면 유야무야 지나갈 것이라고.
사람을 죽여놓고 그닥 큰 빽이 없는 사람도 무죄로 나오는데 그깟 매값이야 대수겠냐고.
이 사회는 돈 있고 빽있으면 다 되는 세상이고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은 죽고, 얻어 터져도 할 말 없는 세상이라고.

흔히들 대리운전을 막장이라고 한답니다.
인간적 대접, 노동자로서 권리, 그 어느 것도 보장받지 못한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노동자'
그래서인지 이날 주요 화제 중 하나는 무상급식이었습니다.
모두가 경기도 거주자이신지라 김상곤 교육감의 무상급식에 대해 절대적 지지를 보내며 내 아이는 혜택을 볼 수 있는지 열심히 따져보기도 하셨습니다.

대리운전을 하기 위해 한달에 프로그램 값만 4~5만원, 수수료 예치, 보험료를 내다 보면 배보다 배꼽이 크기도 합니다. 그 분들의 가장 큰 요구는 택시처럼 거리를 따진 요금의 표준화였습니다.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누구는 1만원, 누구는 만오천원, 누구는 2만원... 이런 식이라는 거지요.

아마 그날 송년회에 오신 분들은 26일까지도 일을 못하셨을 것입니다.
문득 우리가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 온갖 '서비스' 속에 담겨있는 노동자들의 수고로움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편해지고 가격이 저렴해지면, 그를 위해 일하고 희생되는 노동자들의 삶이, 사람의 삶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싶습니다.


* MBC 뉴스 보기 => http://news.naver.com/main/vod/vod.nhn?oid=214&aid=0000164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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