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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 아름다운 세상/노동과 영화

아직도 돌진하는 <카트>

전태일열사 44주기

오늘 <카트>가 개봉했습니다.

 

이미 잘 알려진 바대로 카트는 2007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대형마트 비정규직 투쟁을 다룬 영화입니다.

아직도 수많은 그 시대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서 노동을 하며 살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실화이니만큼 결과를 알기에 헤피앤딩일 수 없는 영화지요.

 

무엇보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 비정규직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영화라는 데 의미를 둘 수 있겠지요.

 

영화가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담담합니다.

흔히 생각할만한.... 노동조합을 만들어 뭔가 당당해지고 뭔가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도 없습니다.

너무나 현실적이게도...

노동조합을 만들도고 개무시를 당하는 이 땅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하나로 몽치면 목소리라도 낼 수 있겠다 싶었지만, 노동조합을 만들어도

아무도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여성노동자로서 생계까지 책임지는 이들이 눈물을 흘리며 복직해야 한다고 아우성치는 장면

손배가압류를 비롯한 자본측의 온갖 편법적 노동조합 파괴시나리오는 정말 잔인할 정도로

우리 사회 노동문제 속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7년 이랜드, 홈에버만이 아니라 뉴코아도 파업을 했습니다.

뉴코아는 정규직이었고 이미 노동조합이 있었습니다.

당시 뉴코아가 이랜드로 넘어가는 과정이었고 이랜드 비정규직의 투쟁에 뉴코아 노동조합은

노동자적 연대로 파업투쟁에 돌입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투쟁을 이랜드 뉴코아 투쟁이라고 불렀죠.

 

영화 속에서는 더마트 정규직들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으로 묘사된 듯합니다.

 

 

파업이 끝나고 한참 뒤.

당시 파업에 참여했고 현재도 뉴코아에서 일하는 한 친구와 당시 파업투쟁에 참여했다가 퇴직하고

파전집을 하는 분 가게에 갔었습니다.

 

두 사람은 2007년 파업투쟁을 떠올리며 정말 서럽게 울었습니다.

우리 정말 열심히 싸웠는데... 라며...

 

영화를 보는 내내 아직도 뉴코아에서 감정노동을 하는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저 투쟁의 주인공이기도 했지만 진상고객때문에 한숨과 눈물을 밤새 흘렸던 그 친구의 모습이

영화 속에 나오는 저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오늘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거리에 있습니다.

어제 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들어갔고 코오롱 노동자들은 10년째 정리해고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10대 청소년들도 사회빈곤 속에 노동현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노동의 현장에서 인간으로서 존엄은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이런 노동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연대>입니다.

고객이 아니라 나 또한 한사람의 노동자로 저 노동자들이 밀고 있는 카트를 함께 밀어야 하지 않을까요.

 

 

※ 상영관에 들어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관객의 90%는 젊은 여성이더군요.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선희의 아들 태영이가 아이돌 가수라는 것을.

잠시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 팬들이 영화의 흐름을 깨면... 정말 짜증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영화시작하고 처음으로 태영이가 나올 때만 작게 탄성을 지르더니 그 이후는 영화에 몰입해서 저 또한 좋은 관람시간이 되었습니다.

클라우드 편딩으로 좋은 영화가 개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고 예의도 잘 지켜주신 팬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